‘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기념 제2회 여주평화통일음악회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다!’
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함께 부르는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요즘 들어 제일 많이 받는 안전 안내 문자는 장마 피해 대비와 북한 오물 풍선 부양 경계에 대한 것이다. 지난 18일을 기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도 다시 시작되었다고 한다. 남북 관계는 드러나 있는 현상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북 전단 살포, 오물 풍선 부양,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긴장 상황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남북 관계는 통제되지 않는 작은 변수에 의해서도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폭발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주시협의회(회장 김영자) 주최로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을 기념하는 ‘여주평화통일음악회’가 신륵사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아침부터 폭우로 인한 비 피해가 뉴스로 보도되고 있었다.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긴장적 남북 관계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북의 갈등도 결국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듯 음악회 시작에 맞춰 드세던 빗줄기도 잦아들었다. 장마라는 어려움의 한가운데 있을지라도 평화와 통일의 노래는 멈출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듯했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지난 2024년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이날은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997년 7월 14일에서 비롯됐다.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을 포용하고, 북한이탈주민의 권익 향상과 남북한 주민의 통합 문화와 통일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는 기념일 제정의 의미를 밝혔다.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의 한국 입국자는 2009년 2,914명을 최고로 하여 지난해 196명까지 총 3만 4천여 명에 이른다. 이들의 보호와 안정적 정착을 위해 국가기념일이 제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념일의 의미에 맞게 북한이탈주민의 안전 도모와 정착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만들어지길 바랐다.
이날 평화통일음악회는 주관단체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주시협의회 김영자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이충우 여주시장과 김선교 국회의원, 박두형 여주시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 정착 기원과 평화와 통일로 함께 나아가자는 바람을 전했다. 사전 행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평화통일음악회가 진행되었다. 분야별 최고의 공연 예술인이 참여한 무대는 자체로 황홀했다. 감히 여주에서 열리는 최고의 공연무대라고 할 수 있었다.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이날의 음악회처럼 아름답게 펼쳐지길 바랐다.
1부 공연마당은 진성은의 핸드팬 연주로 막을 올렸다. 메이킹보이즈의 브라스 퍼포먼스 공연은 관악의 밝고 경쾌함으로 무대의 열기를 채웠다. 래퍼 C.cle과 여주 점동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성 군은 여주시민들의 응원 속에 ‘여주로 와’ 랩 공연을 멋지게 마무리하였다. C.Classic, 3인조 앙상블의 성악 공연에 이어서 가수 김민경(경기도 탈북민노래경연대회 대상), 백두한라예술단 김영옥 단장의 고향을 그리는 애절한 노래도 불렸다. 평화통일의 기원이라는 행사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무대였다. 탈북예술인들은 대한민국에 정착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면서도,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담아냈다. 이념의 차이와 분단을 넘어 남북한이 함께 만나고 어울려 살아가는 꿈을 그리게 하는 공연이었다.
음악회 2부는 이치현과 벗님들의 밴드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80년대를 대표하던 밴드 곡 ‘집시 여인’이 불리는 순간 무대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즐기는 축제 마당이 펼쳐졌다. 젊은 날의 향수를 불러내는 밴드 공연이 멋지게 펼쳐졌다. 마지막 무대는 가수 이은미와 피아니스트 민경인이 채웠다. 가수 이은미는 맨발의 디바라는 수식어가 어울리게 화려한 퍼포먼스와 무대 매너로 평화통일음악회에 함께한 여주시민들의 마음을 부풀게 했다. 대표곡 ‘애인 있어요’는 여주시민과 함께 부르는 합창곡이었다. 간간이 내리는 빗줄기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열기를 식힐 수 없었다. 여주시민들의 문화 향유 공간에 평화와 통일의 바람이 담겨 더욱 의미 있는 음악회가 되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주시협의회 김영자 회장은 “궂은 날씨에도 평화통일음악회에 발걸음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한 제1회 여주평화음악회에 이어, 제2회 평화통일음악회는 ‘북한이탈주민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축하하기 위해 탈북민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여주시에도 50여 분의 탈북민이 살고 있다. 여주 민주평통은 이분들과 소통하면서 친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먼저 온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분들을 대하는 자세는 남북통일의 자세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이분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주변 분들이 잘 도와주시기를 바란다. 오늘 음악회는 탈북민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무대로 마련되었다. 탈북예술인도 오셨고 탈북민 가족들도 오셨다. 오늘의 평화통일음악회가 통일을 기원하는 하나의 마음이 모인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하나다”라는 기념사로 음악회의 의미를 전했다.
음악회 마지막 무대는 여주시민들이 함께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이었다. 우리 모두는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동일한 바람에 접근하는 과정에는 정치적, 이념적 차이가 있고 갈등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손을 맞잡고 불렀던 통일 기원 합창처럼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남북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로 나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덧붙이는 말. 이날 무대에 오른 뮤지션들이 입을 모아 전하는 말이 있었다. 폭우 속에서도 바닥의 물기를 걸레로 닦아가며 공연을 준비해 준 민주평통 여주시협의회 회원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였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이 있어 제2회 여주평화통일음악회의 성공적 개최가 가능했다. 멋진 공연을 만들어준 민주평통 여주시협의회 회원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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