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포은 정몽주 단심로를 걸어볼 예정입니다.”

지난 늦여름 베롱꽃이 한창일 때 임고서원, 임고성당, 임고초등학교 플라타너스를 만나고 포스팅하면서 다짐했던 계획입니다.

일을 시작하게 되어 다시 ‘임고서원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올해는 만나기 힘들겠지!’ 했던 마음에

‘떠나는 자만이 꿈꿀 수 있다!’라는 힘을 실어 지난 주말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임고를 찾았습니다.

계획은 <포은 정몽주 단심로>의 한 코스를 걷기로 했기에 임고서원과 맞닿아 있는 임고파출소 옆 공터에 주차합니다.

임고파출소 뒤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5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임고서원 은행나무가 노란빛의 절정을 뽐내고 있습니다.

임고서원 은행나무는 포은 정몽주 단심로를 돌아내려와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 구름은 또 얼마나 이쁜지 한참을 하늘만 올려다 보았습니다.

임고파출소 바로 뒤편 종합안내소에서 포은 정몽주 단심로(임고서원 둘레길)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포은 정몽주 단심로는 3개의 코스로 조성되어 있는데요,

1코스: 임고서원 –도일지 –일성 부원군 묘소 2.2km

2코스: 전망대 –철탑 –삼거리 – 일성 부원군 묘소 – 도일지 –임고서원 5km

3코스: 조옹대 – 정자 –갈림길 – 삼거리 –철탑 – 전망대 7.5km

임고서원 종합안내소에서 출발하여 종합안내소에서 시작하여 임고서원을 시계방향으로 돌아 조옹대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코스는 임고서원 종합안내소-> 철탑-> 삼거리->일성 부원군 묘소-> 갈림길-> 정자->조옹대로 돌아오는 코스로

2코스와 3코스를 연결하여 약 7km 2시간 30분 정도 산행을 하였습니다.

나무계단에 올라서서 출발점을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다시 오릅니다.

숨을 고르며 천천히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단풍잎이 빼곡하게 들어찬 나뭇가지 사이로는 아쉽게도 늦가을 임고마을의 들판은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곳곳에 멀지 않은 간격으로설치된 이정표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초행길이라도 안심할 수 있어요^^*

사각사각 낙엽을 밟으며 10여 분쯤 평탄한 산길을 걷다 보니 왼쪽으로 사과밭이 펼쳐졌습니다.

사과밭 오른쪽으로 일성 부원군 묘소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지난번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도보여행에 이어 이번 산행에도 플로깅을 실천하기로 합니다.

오래된 막걸릿병을 주웠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울산의 유명한 막걸리이자 즐겨마시는 태*루여서 잠시 웃었습니다.

쉬엄쉬엄 플로깅을 하면서 걷는 포은 정몽주 단심로는 해발고도 200m 정도의 완만한 산책로 코스로 남녀노소,

가족단위로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걷기 좋은 길입니다. 주말이어서 산행 오신 분들과 인사도 건넬 수 있었습니다.

포은 정몽주 단심로를 걸었던 이날은 역대 11월 중순 날씨 중 최고를 찍을 만큼 따뜻했던 날이었습니다.

맑은 하늘, 눈부신 구름, 서걱서걱 걸음마다 들리는 낙엽 밟는 소리, 보드라운 바람 등 ‘집을 나서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을

산행 내내 이어 주었습니다.

▲일성 부원군(정운관) 묘소로 가는 길

30분 정도 걸으니 일성 부원군(정운관) 묘소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포은 선생의 부친 일성 부원군(정운관) 묘소

이 구간은 약간의 경사로로 하산하여 1코스 도일지-임고서원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났다가

2코스 일성 부원군 묘소로 올라가면 갈림길에서 3코스로 이어집니다.

일성 부원군은 포은 정몽주 선생의 부친입니다.

포은 선생은 정운관의 4명의 아들 중 장남으로 19세 때 부친이 돌아가시자

영천시 도일동에 장사를 지내고 3년 동안 여묘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포은 선생 부모의 묘가 여기에 있어서 임고서원이 이곳 부래산 산자락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울창한 숲 속에 위치한 일성 부원군 묘소에서 약간의 경사진 길을 올라 3코스 조옹대로 내려가는 코스로 걸음을 옮깁니다.

산이 내어주는 솔 향기를 맡으며 나무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봅니다.

얼마 전 다녀온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에도 소나무가 가득한 숲길을 걸었는데 이 구간에도 산은 솔 향기를 가득 품고 있었습니다.

걷기 좋은 길, 포은 정몽주 단심로!

2시간 정도 걸으니 조옹대로 방향을 트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다시 숨을 고르며 걸으니 정자 쉼터가 나옵니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임고의 여유로운 풍경입니다.

자호천이 흐르고 곰들덤 공원을 찾은 사람들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가을 낭만을 추억으로 만들고 있을 듯합니다.

▲임고초등학교

능선을 따라 임고마을을 조망하며 걷다 보면 플라타너스 가득 가을이 물든 임고초등학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지난여름의 한가운데 찾았던 임고초등학교의 초록빛 가득한 플라타너스는

어느새 노오란 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눈부심을 선물해 줍니다.

2시간 30분 정도를 걸어 마지막 이정표를 만납니다.

▲무괴정(無愧亭,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약 30m 높이 조옹대 절벽 위에 세워진 정자, 무괴정입니다.

▲무괴정에서 바라본 임고서원의 전경

무괴정에서 바라본 영천 9경 중 2경이자 경상북도 시도 기념물(1985년 10월 15일 지정)로 지정된

문화유산인 임고서원의 늦가을 풍경앞에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한 폭의 수채화를 마주하는 듯 합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 년을 기다리고, 영천 임고서원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일 년의 기다림과 설레임, 먼 길의 수고를 보상받는 듯한 풍경 앞에서 한참을 머물러도 좋을것 같습니다.

무괴정 정자를 내려서면 조옹대(釣翁臺) 절벽 아래에 있는 용연(龍淵)을 만납니다.

조옹대는 포은 선생이 낚시를 즐겼던 곳이고 그 연못이 용연입니다.

7km, 2시간 30여 분의 포은 정몽주 단심로 산행이 끝났습니다.

초행길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대구 근교 걷기 좋은 길, 가볼 만한 곳으로 꼭 추천합니다.

조옹대 무괴정 정자에서 바라본 임고서원의 풍경은 또 일년을 살아낼 힘을 주는것 같습니다.

영천 9경 중 2경인 임고서원(경상북도 기념물 제63호),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여름에는 베롱꽃 향기에 이끌려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던 기억이 납니다.

▲11월 16일(토) 촬영

안전하고 즐겁게 포은 정몽주 단심로 산행을 마치고 영천 임고서원의 하이라이트 은행나무를 만납니다.

500년을 이겨온 세월은 가을 안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주말을 맞아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간간이 초록빛도 머금은 은행잎이 완전히 노랗게 물들고 흩날리는 모습까지도 보려면 이번 주말까지도 기대할 만할 듯합니다.

▲임고서원 은행나무(경상북도 기념물 제63호)

지난 포스팅에서 썼던 표현처럼 ‘가을에 꼭 기억해야 할 핫스팟’ 경상북도 기념물인 임고서원 은행나무의 기운을 꼭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몇 해 전 이맘때 찾았던 임고서원 은행나무의 모습인데요, 바닥에 노란 양탄자를 깔고 초대를 한 듯한 풍경입니다.

임고서원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임고서원 500년 된 은행나무 아래 고물 카메라 프레임 속 가을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요?

지난 토요일에는 ‘임고서원 사계 사진전’이 임고서원에서 열렸는데요, 임고서원의 환상적인 사계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임고서원에 관한 내용은 역시나 영천시 공식 블로그에 <새영천알림이단>이 알차게 올려놓은 포스팅을 검색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였는데 16일(토)에도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새영천알림이단 이름으로 작은 기록하나 남겨봅니다

▲임고초등학교(공립초등학교, 1924년에 개교)

포은 정몽주 단심로 산행하면서 언덕에서 바라보았던 임고초등학교의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임고초등학교로 걸음을 옮깁니다.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듯 임고초등학교를 찾은 친구, 연인, 가족들이 “와!”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올 가을 이 곳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겨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지난 7월에 만난 초록빛 가득한 임고초등학교 교정의 플라타너스인데요,

4개월 만에 완전히 다른 색의 옷을 갈아입고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한편에 세워져 있던 본교 26회 졸업생이신 정태일 시인님의 시를 옮겨 보았습니다.

임고초등학교는 2003년 11월 18일 제4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낙엽 사이를 걸으며 듣는 바람 소리, 낙엽 냄새, 해가 지기 시작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시간이 멈춘 듯

황홀한 이 풍경 앞에서 가을은 깊어집니다.

인증사진 한 장 찰칵!

따뜻했던 11월의 주말여행에 행복감을 더해줄, 영천이 자랑하는 맛집으로 출발합니다.

영천에 올 때마다 들리게 되는 영천공설시장 곰탕 골목입니다.

고향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곰탕 한 그릇,

어머니의, 할머니의 정성과 손맛이 배어든 따뜻한 곰탕 한 그릇이면 충분합니다.

▲포은 정몽주 단심로에 일정하게 묶여 있던 등산 리본

노오란 그리움으로 불러 보는 가을 노래!

바람만 불어도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가슴의 갈피마다 서걱거렸습니다.

익어가는 계절의 뒷자락에서

나는 노오란 은행잎을 주웠습니다.

- 유정숙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대구 근교의 걷기 좋은 길, 쉼을 얻는 여행지를 찾으신다면 도심에서 접근성이 편리하고

사계절이 아름다운 별의 도시 영천의 임고면으로 떠나 보세요!

촬영일: 2024년 11월 16일(토)

포은 정몽주 단심로 / 임고서원 / 임고초등학교

임고서원


※ 본 글은 새영천 알림이단의 기사로 영천시 공식 입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title":"가을이 끝나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영천 여행지 임고서원 500년 은행나무 / 포은 정몽주 단심로 산책코스","source":"https://blog.naver.com/yeongcheonsi/223666568194","blogName":"아름다운 ..","blogId":"yeongcheonsi","domainIdOrBlogId":"yeongcheonsi","nicknameOrBlogId":"영천시","logNo":223666568194,"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