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우리의 미술로, 세계 속의 미술로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 17-1

이응노 화백이 살던 수덕여관을 다녀온 후 발자취를 따라갔다.

작품 ‘군상’을 오래전 서울에서 관람했다. 그때는 화가를 잘 몰랐으니 전시실을 나오며 곧 잊었다. 충청남도로 이사 온 후 이응노 화백의 이름과 그림이 일치되었다. 근현대기 가장 빼어난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세 곳에서 그의 그림을 관람했다. 수덕여관을 시작으로 홍성 생가와 기념관 그리고 충남을 넘어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끝이 났다.

첫 번째, 수덕여관은 예산 수덕사 입구에 있다.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초가 여관으로는 유일하기 때문에 외관부터 눈에 띈다. 게시판에 빛바랜 신문조각을 읽고 이응노 화백 사적지에 대하여 퍼즐 맞추기가 시작됐다.

수덕여관 옆에 미술관을 짓고 싶어 했던 열망과 이응노와 나혜석의 기사가 나란히 있다. 나혜석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이며 신여성으로 불우한 생을 마감했다. 생을 마감하기 전 수덕여관에 머물렀다. 이응노 화백은 그에게서 그림을 배웠다.

수덕사 선미술관은 수덕여관 아래에 위치한다. 2010년 개관한 불교 전문 미술관이고 이응노 화백의 호를 딴 고암 전시실이 있으며 초기 연습작이 전시되었다.

▲ 수덕여관 전경

▲ 수덕여관 현판(이응노 화백의 글씨)

▲ 고암 선생이 쓰시던 방

▲ 수덕여관 게시관

▲ 선미술관 전경

▲ 선미술관 고암전시실

▲ 초기작

▲ 초기작

두 번째, 홍성에 이응노의 생가와 기념관이 2011년 개관되었다.

북카페, 초가 생가, 야외 전시장, 산책로, 고암 학술연구실 등이 있다.

이곳은 이응노 화백에 대하여 잘 정리되었다.

1904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했다.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19세에 서울에서 서화계의 거장 김규진 선생의 문하에 들어가 서예를 배웠다. 1938년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 초청을 받아 도쿄에서 서양화를 공부하면서 동서양화의 화풍을 접목시켜 외신의 큰 관심을 받았다. 1958년 제자 박인경과 프랑스로 떠났다.

1967년 동백림(당시 동독의 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렀다. 6.25 때 월북한 아들을 만나게 해 주겠다는 북한 공작원의 말에 속아 동베를린에 갔다. 1969년 집행정지로 풀려났고 프랑스로 돌아갔다.

1977년에 파리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영화배우 윤정희 부부의 북한 납치 미수 사건의 배후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 이로 인하여 조국과 관계를 단절하고 1983년 프랑스에 귀화했다. 한국 국민으로 남아 있었으면 어찌 되었을지 상상으로만 해보았다.

1989년 호암미술관에서 열릴 '고암 초대전' 전시 작품을 그리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85세에 세상을 떠났다.

▲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 전경

▲ 생가를 복원한 것

▲ 작품 '군상'

▲ 이응노 화백의 스케치

세 번째,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충남권은 아니지만 이응노 화백의 발자취가 이어진다.

고암 선생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운영했던 서울 평창동 이응노미술관이 2005년 폐관된 후 대전시는 소장품을 인수받아 2007년 미술관을 건립했다. 대전은 이응노 화백이 옥고를 치렀던 곳이다. 도불 이후 작품 군상과 프랑스에서의 삶을 한눈에 돌아볼 수 있었다. 프랑스에 설립한 동양미술학교에서 서양인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센강이 보이는 그의 한옥집도 무척 궁금하다.

▲ 이응노 미술관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앵의 설계로 지어졌다.

▲ 작품 '군상'

▲ 프랑스에 있는 동양미술학교에서 서예수업

▲ 프랑스에 있는 이응노 화백의 한옥집

2024년은 이응노 탄생 120주년이다. 비록 국적은 프랑스로 되었지만 한국에서 그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는 곳이 지방 곳곳에 있어 씁쓸함을 달랠 수 있었다. 이응노의 미술이 지역을 경계 삼지 말고 피카소의 그림처럼, 모네의 그림처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우리의 미술로, 세계 속의 미술로 자주 마주하게 되길 바랐다.

수덕여관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 79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홍영희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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