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 강경읍 성지순례 길에 찾은 강경성지성당
오늘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의 보고로 알려진 논산시 강경읍을 찾았습니다. 강경의 역사와 문화의 발자취를 따라 즐기는 테마 여행을 하기 위해서인데요. '근대역사 길', '성지순례 길', '역사 그리고 문학 길', '상업문화 길' 중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자취가 남아 있는 '성지순례 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성지순례 길'은 옥녀봉 중턱에 있는 구 강경침례교회 최초 예배지부터 시작해 강경제일감리교회의 근대역사전시관으로 이어지는데요. 성지순례 길 중간쯤에 '강경성지성당'이 있습니다.
개명 전까지 강경성당으로 빌린 강경성지성당은 1961년 보드뱅 신부의 설계와 감독으로 지어졌는데요. 성당 내외부의 건축구조가 건축과 종교적인 측면에서 높이 평가되어 대한민국 국가등록문화재 제65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강렬한 붉은색과 순백의 흰색이 현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데요. 미사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뜬 배의 구조를 닮았다는 독특한 성당의 내부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문이 감겨 있어서 내부를 관람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 성 김대건교육관
▲ 성 김대건 신부 동상
강경성지성당에는 성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습니다. 조선의 첫 사제로 수품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라파엘호를 타고 1845년 10월 12일 강경포 인근 갈대밭에 첫 발을 내디뎠는데요. 조선의 첫 미사를 드린 장소가 바로 강경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첫 사목성지인 강경에 동상과 교육관, 기념관, 기념동산, 기념비 등을 마련하여 사목성지를 조성하였습니다.
▲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천주당)
강경성지성당의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은 미사와 전시 관람이 가능한 공간입니다. 양쪽 벽면에 강경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자료와 영상 장비, 모형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상해로 출발', '사제서품', '강경 황산동네 도착', '성무 활동 시작', '순위도 체포', '새남터 순교', '미내리 안장' 순서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스테인드라스의 화려하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을 통해 성 김대건 신부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벽면에는 '조선 2대 포구 강경', '강경과 김대건 신부', '강경의 침묵', '성 김대건 신부', '순교의 땅 강경', '근대역사의 보고 강경'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 라파엘호 모형
페레올주교왕 서어 다블뤼 신부(주교)를 모시고 라파엘호를에 승선한 사람은 성 김대건 신부만이 아닙니다. 성 현석문 가를로, 성 최형 베드로 등 조선의 대표 성직자들과 이재의 토마스, 임치화 요셉, 노언익, 임성실, 김인원도 함께했다고 합니다. 김대건 신부의 이름에 가려진 라파엘호 승선자의 이름을 한 번 불러보는 것도 저에게는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에는 김대건 신부가 강경에 도착해 리브와 신부게 보낸 서한(복제본) 등 다양한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중에는 김대건 신부가 첫 발을 디딘 곳이 익산 나바위가 아니라 강경 황산포구 일대라는 자료도 있었는데요. 최근 학계와 종교계에서는 강경이 성 김대건 신부가 첫 발을 내딛은 곳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경성지성당을 중심으로 성지순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 중에는 기념관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가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여러 지역으로 성지순례를 다녀봤지만 유해를 본 것은 처음인 듯합니다. 그래서 강경의 성지순례 길을 걷는 보람이 더 크기도 했습니다.
강경성지성당에는 김대건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탄생>에서 사용한 라파엘호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서 강경포구에 재현해 놓은 라파엘호와 같은 복제인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하지만 라파엘호가 서울에서 중국까지 그리고 다시 강경까지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은 "겁내지 마십시오. 우리를 도우시는 성모님이 여기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라고 용기를 준 성 김대건 신부의 믿음 때문이 아닐까요? 가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논산시 강경읍의 성지순례 길을 걸으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자취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강경성지성당: 충청남도 강경읍 옥녀봉로27번길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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