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언제나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계절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188


가을은 언제나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계절이다.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곳곳에 물드는 화려한 단풍은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오늘은 10월에 접어든 아산 외암민속마을로 떠나본다.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곳은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는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다.

외암민속마을의 가을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다.

매표소를 지나 돌다리를 건너자 시간이 멈춘 듯한 외암민속마을에 들어섰다.

마을 입구에서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위풍당당한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이었다.

마치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충직한 파수꾼처럼, 이 장승들은 마을의 평화를 수호하며 굳건히 서 있었다.

그들의 거친 나무 질감과 표정을 바라보며, 나는 외암민속마을의 깊은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발걸음을 왼쪽으로 옮기자 마치 과거로의 통로를 지난 듯, 외암민속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마치 조선시대 사회의 축소판과도 같아, 상류층의 기품 있는 저택부터 서민들의 소박한 초가삼간까지 다양한 전통 가옥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옥의 정갈한 아름다움은 마치 수묵화처럼 내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반들반들 광이 나는 대청마루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니, 세월의 흐름마저 멈춘 듯하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옛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선선한 바람이 대청마루를 스치며 지나가자, 마치 오랜 친구의 손길처럼 편안함이 온몸을 감싸준다.

발길을 옮겨 전통혼례장에 들어서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붉은 비단 폐백보와 화려한 원삼, 정성스레 차려진 폐백음식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문득 신랑신부가 긴장된 표정으로 맞절을 하는 모습이 환영처럼 스쳐 지나간다.

대청마루에서 잠시 쉬어 마음을 가다듬은 후,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어느덧 마을 한편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쉼터와 그네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마치 팔레트에서 튀어나온 듯한 코스모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마을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교수댁이라 불리는 한옥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나타난다.

이곳은 이사종의 13대손이자 성균관대 교수를 지낸 이용구 선생의 집이라고 한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담장 너머로 보이는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나무와 색색의 꽃들이 마치 반갑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아 저절로 미소 짓게 된다.

이곳에 서 있노라니 가을의 풍요로움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 사이로 난 좁은 길은 마치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끝에 자리 잡은 한옥은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 속 주인공처럼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당당히 서 있었다.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손으로 거친 돌의 질감을 느껴본다.

발자국 소리마저 조심스럽게 들리는 이 고요 속에서, 마치 과거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옛 시절의 정취가 온몸을 감싸며 마음 한 켠에 잔잔한 평온함을 선물해 가져다 준다.

이 순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시간의 흐름 속에 잠시 멈춰 선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마을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시간의 틈새를 누비는 듯한 느낌이 든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과거와 현재가 마법처럼 교차하는 순간들이 펼쳐진다.

한 집 지붕 위로 옛날 TV 안테나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모습에, 흑백 화면 속 만화 영화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은 돌담은 마치 시간의 지층을 보여주듯 이끼로 덮여 있고, 돌담에는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듯한 능소화가 아직도 붉게 피어 있어 계절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낮은 담장 너머로 시선을 돌리면, 집 뒤편에 가을의 팔레트를 펼쳐놓은 듯한 꽃 화분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빛을 머금고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벽에 걸린 낡은 기구들은 마치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마을의 역사를 말없이 전해준다.

외암민속마을의 중심을 지키듯 서 있는 한 그루의 고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마도 수백 년을 견뎌온 이 나무는 마을의 희로애락을 모두 지켜본 살아있는 역사관 같다.

그 우람한 가지와 깊게 패인 나이테는 마을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외암민속마을의 가을 풍경은 오래된 수채화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간이 숨 고르기라도 하듯 고요한 이 공간에서 마주한 계절의 아름다움은 한층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마을 사이사이를 관통하는 돌담길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채 방문객들을 반긴다.

기와지붕 너머로 보이는 맑은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푸르러 보인다.

이곳에서 마주한 가을은 마치 할머니의 따뜻한 품처럼 포근하고 정겹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천천히 걸으며 느끼는 여유,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아름다움은 마음 깊숙이 울리는 감동을 선사한다.

가을에 찾아온 외암민속마을은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이곳에서 느낀 따뜻한 정취는 마치 오래된 앨범 속 사진처럼 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외암민속마을

○ 위치 :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5

○ 문의 전화 : 010-9019-0848

○ 운영시간 : 매일 09:00~17:00

○ 입장료 : 어른 2,000원, 어린이ㆍ청소년ㆍ군인 1,000원

* 취재일 : 2024년 10월 3일(목)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호우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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