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던 것을 가슴에서 꺼내어 다시 펼쳐보고 싶을 때 '추억'이라고 부르면서 그때의 시간 속으로 퍼즐 맞추듯이 기억의 단편들을 살며시 따라가고 싶어 봄이 내민 손을 잡으려 용추계곡으로 향했네요.

작년에도 또 그전 해에도 두 대의 자전거가 변함없이 봤던 그곳에 여전히 달려 있어서 반가운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용추계곡 가는 길에서 본 모습입니다. 전날 비가 와서인지 예전에는 말라있던 곳이 작은 폭포를 이루면서 길에까지 물이 흥건하게 적셔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답니다. 혹시나 개구리알들이나 올챙이들이 있을까 하고 고여 있는 물을 봤더니 그저 맑기 그지없는 물만 고여 있다가 흘러넘치기를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용추계곡은 창원시 사림동(士林洞)과 용동(龍洞)에 걸쳐 있으며, 정병산(精兵山, 567m)과 비음산(飛音山, 486m) 사이에 있는 계곡으로 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오가면서 스쳐 지나가는 분들을 참 많이 만났답니다.

잘 정비된 산책길에서 왼쪽으로 비탈진 언덕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다 보면 물이 흐르는 데까지 도착하게 되는데 겨울이 지나간 흔적들이 물속과 주변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봄기운과 어우러진 채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싫지 않게 다가온답니다.

마침 바람이 없어 잔잔한 수면 위에 반영된 숲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시끄러운 사람살이에서 잠시 떠나 있을 수 있어서도 좋았고요.

아마도 이곳의 계곡에는 다슬기, 도롱뇽, 새우 등 1급수에 살고 있는 녀석들도 제법 살고 있겠다 싶어져 한동안 물속을 둘여다 보기도 했네요.

용추계곡에서 만난 봄꽃

'보물 주머니, 비밀'이라는 꽃말을 가진 현호색은 용추계곡에서 군락으로 만날 수 있는 봄을 알리는 야생화랍니다.

현호색의 학명 중 속명인 'Corydalis'는 희랍어의 종달새라는 단어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할 만큼 현호색의 모양을 보면 이 단어가 왜 사용되었는지 이해가 되실 거라 봐요.

꽃의 생김이 뒤로 누운 모양을 하고 있으면서 약간 굽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마치 새가 합창을 하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으세요?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보면 봄 노래는 현호색이 다 부르고 있는 것 같다니까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덩이줄기가 검다고 해서 현(검을 玄), 주 생산지가 중국의 허베이 성, 헤이룽장 성 등 북쪽 지방이라는 의미에서 호(오랑캐 胡), 새싹이 돋아날 때 매듭 모양이 만들어진고 하여 색(꼬일 삭 혹은 색 索)으로 이름이 불리지요.

잎의 변이가 심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나눴다가 지금은 통합된 이름으로 불리는 현호색은 땅속줄기로 옆으로 뻗고 덩이줄기가 생겨 번식을 하는 한해살이풀이랍니다.

우리나라 동화약품에서 만든 국민소화제 '까스활명수'에 현호색 성분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한방에서 덩이줄기가 피를 맑게 하는 청혈제와 혈이 뭉친 것을 풀어주는 진통제의 약재로 쓰인다고 해요.

나무뿌리가 만든 자연 계단 아래 핀 한 송이 꽃이 또 제 시선 속으로 달려 들어옵니다. 장수꽃·병아리꽃·오랑캐꽃·씨름꽃·앉은뱅이꽃이라고 부르는 제비꽃은 봄이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된 채 무심한 듯 우리나라 전역에서 꽃을 피우고 있지요.

한 송이만 폈구나 하면서 돌아서려는데 군락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색이 어찌나 순하고 곱던지요. 원줄기가 없고 뿌리에서 긴 자루가 있는 잎이 자라서 옆으로 비스듬히 퍼지며, 꽃잎은 옆 갈래 조각에 털이 있으며 커다란 꿀주머니가 있답니다.

남쪽으로부터 제비가 올 때 이 꽃이 피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을 가진 제비꽃은 색깔마다 꽃말이 다르더라고요. 보라색은 겸손, 성실, 사랑 / 하얀색은 순진한 사랑, 노란색은 시골의 행복 / 분홍색 제비꽃은 희망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답니다.

중세 때 기독교 문화가 활발하던 시대에는 장미·백합과 함께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게 되었는데, 장미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백합은 위엄을 나타내며 제비꽃은 성실과 겸손을 나타낸다고 하였는데, 용추계곡에서 봄으로 피고 있었습니다.

'매혹, 수줍음, 사랑의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진 생강나무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예전에는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이용했다지요. 또, 부드러운 어린잎은 기름에 튀겨 식용하거나 차로 음용하며, 말린 가지는 황매목이라 하여 한방에서 약용하고 나무껍질도 삼찬풍(三鑽風)이라 하며 약용한다고 하는 생강나무에도 봄이 묻었네요.

산책길을 어느 정도 가다가 입구 쪽으로 오다 보면 산 쪽으로 난 길이 보인답니다. 오래된 나무뿌리가 사람들이 밟아 만든 길 아래에 있다가 어느 때부턴가 사람들의 걸음을 보호하는 계단이 되어주는 길을 오르면 거저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나무가 고맙고 감사하여 비탈길을 오르다가 서서 나무들을 올려다보게 되지요.

봄을 만날 수 있으며 산책하기에도 좋은 요즘 봄의 소식을 만나러 용추계곡으로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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