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상남도 온라인 홍보 명예기자단 구민수


혹부리 영감이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도깨비들이 뭔가를 하고 있는 거예요. 혹부리 영감은 혹시라도 들킬세라 숨을 참으며 도깨비들을 지켜봤죠.

"어디서 인간 냄새 안 나?"

"그러게, 할아범 냄새가 분명해!“

의자에 앉아 있던 도깨비가 말을 이어갔습니다.

"어이 할아범, 간판 뒤에 숨어 있는 거 다 알아. 얼른 나와“

혹부리 영감은 숨이 멎을 것 같았죠. 도깨비를 눈으로 본 건 처음이었거든요. 덜렁거리는 혹을 부여잡으며 고개를 빼꼼 내밀었답니다.

"할아범, 너무 무서워할 필요 없어. 우린 인간을 잡아먹지 않아.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영화나 한 편 보고 가.“

"영화라고요? 의령에도 영화관이 있어요?“

혹부리 영감은 당황해서 속에 있는 말을 내뱉고 말았어요. 그랬더니 도깨비들의 얼굴이 확 변하지 않겠어요? 기다란 조명을 들고 있는 덩치 큰 도깨비가 말했죠.

"이놈! 의령에 영화관이 생긴 지 1년이 넘었는데, 여태 그걸 몰랐느냐! 마음 같아선 할아범을 혼쭐내고 싶지만, 지금 영화 촬영이 한창이니 한 번만 봐 주마. 대신 안에 들어가서 영화 한 편을 본 뒤, 경남 도민들께 널리 홍보하도록 하거라!“

그리고 도깨비들은 다시 영화 촬영을 하기 시작했지요. 혹부리 영감은 혼이 나갈 뻔했답니다. 그래도 도깨비가 준 기회를 놓칠 순 없었어요.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죠.

건물 외벽에는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었어요. 영감은 빠르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답니다.

로비에 들어서니 멋진 LED 간판이 영감을 맞아줬어요. '도깨비' 글씨만 빨간색으로 쓰여 있었죠. 영감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영화관 안을 둘러보았답니다.

'이게 얼마 만의 영화관이지?‘

혹부리 영감은 영화관에 갔던 기억이 가물가물했어요. 영감이 한창 영화를 보던 1960년대에는 의령에서 간간이 영화를 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영화관에 가기 힘들었어요. 의령 군내에 상설 영화관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었으니까요.

꼬르륵

혹부리 영감의 뱃속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났어요. 티켓을 사고 있던 학생들이 영감을 쳐다봤죠.

"영감님, 안녕하세요! 영화 보러 오셨어요?"

"허허, 어쩌다 눈을 떠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구나. 배가 살짝 고픈데 뭐 먹을 거 없니?"

"당연히 있죠, 매표소 왼쪽을 보세요!”

혹부리 영감은 매표소 한 쪽으로 걸어갔어요.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혹부리 영감의 코끝을 간지럽혔죠. 영감의 혹도 덩달아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정말 맛있겠다. 그런데 나는 바삭한 걸 더 좋아하는데...‘

영감의 생각을 읽었을까요? 점원이 나쵸를 추천해 줬어요.

'점원까지 내 마음을 읽는 겐가? 여기가 괜히 도깨비 영화관이 아니구먼. 좋은 생각만 해야겠어 흠흠.‘

영감은 나쵸 하나와 음료 하나를 시키려고 했어요. 그런데 얼마를 내야 하는지 궁금했죠.

"점원 양반, 내 혹은 천 냥을 줘도 갖기 힘든 혹이라오. 이 속에는 노래 보따리가 들어 있소. 혹시 내 혹을 줄 테니 나쵸와 아메리카노를 주실 수 있겠소?"

"어르신~ 요새 사람들이 노래를 다 스트리밍으로 들어요. 보따리에 노래 저장해서 듣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혹부리 영감은 시무룩한 얼굴로 체크카드를 내밀었답니다.

영감은 나쵸와 아메리카노를 들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 보았어요.

생각보다 큰 규모에 깜짝 놀랐죠. 하마터면 바삭바삭한 나쵸를 다 쏟아버릴 뻔했답니다.

'크흠, 내 자리가 어디더라?'

혹부리 영감은 바닥에 쓰인 표시를 따라 자리로 향했어요.

자리에 앉아서 조금 기다리자 불이 꺼졌죠. 이제 곧 영화를 틀어줄 건가 봐요!

영화 시작하기 전에 광고도 정말 재밌었어요. 올해도 의령 리치리치 페스티벌을 할 예정이라고 하군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축제를 즐길 수 있대요. 혹부리 영감도 슬쩍 메모장을 꺼내 기록해 놨죠.

'나중에 손주들과 같이 와야겠구먼~'

혹부리 영감은 의령 도깨비 영화관의 운영 시간도 수첩에 적어놓았죠.

[돗까비 극장]

-1년 내내 함

-오후 1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영감은 손주들도 알아볼 수 있게 또박또박 글씨를 적었답니다.

'우리 막둥이 녀석은 이제 두 돌인데, 표값은 어떻게 내야 할까나?‘

영화관에선 친절하게 그것도 알려 줬죠. 48개월 미만 유아의 경우, 무료 관람이 가능하대요. 하지만 보호자 무릎에 앉아서 봐야 하죠. 별도 좌석에 앉히고 싶으면 따로 관람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해요.

영감은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영화를 다 봤어요. 그리고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왔죠. 후텁지근한 공기가 영감의 혹을 간지럽혔어요.

"어이 영감, 영화 잘 봤어?"

도깨비들이 영감에게 말을 걸었어요.

"정말 재밌게 봤다오. 다음에 또 와도 될까요?"

혹부리 영감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죠.

"물론이지, 그런데 우리 약속 잊지 않았겠지? 경남 도민들께 의령 도깨비 영화관 잘 소개해 줘야 돼! 안 그러면 우리가 혼쭐을 내줄 거야!"

그리고 도깨비들은 다시 영화를 찍기 시작했답니다.

도대체 도깨비들이 찍는 영화는 무엇일까요? 영감은 다음 상영작을 궁금해하며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의령 도깨비 영화관

✅ 주소 : 경남 의령군 의령읍 의병로8길 12-30

⏰️ 운영시간 : 매일 13:00 ~22:00

💰입장료: 2D-7,000원 2D할인-6,000원 3D-9,000원

📞 문의 : 055-573-7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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