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음악 그리고 미식의 만남 고래를 기다리며 [2025년_1월호]
미술과 음악 그리고 미식의 만남
고래를 기다리며
먼 타지에서 묵묵히 후학 양성에 열정을 쏟던 조각가. 어느 날 돌아보니 열심히 달려온 삶에 쉼이 필요했다. 작품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며 동시에 대중과의 예술적 교류도 꿈꿨다. 특별한 감성과 낭만이 가득한 공간, ‘고래를 기다리며’의 이야기.
글. 두정아 사진. 이대원
낭만 가득 감성 충전… 문화 교류의 사랑방
여주경찰서 옆 골목에 있는 ‘고래를 기다리며’는 외관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간판에는 외계인 형상을 한 조각상이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유리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이번에는 사람 키만한 남녀 조각상이 손님을 반긴다. 실내 곳곳에는 마치 미술관에 온 듯 크고 작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각가인 김학제 대표의 작품들이다. 동아대학교에서 약 20년간 후학을 양성했던 김 대표는 사랑방과 같은 이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 중이다.
2023년 6월 문을 연 ‘고래를 기다리며’는 다채로운 유럽식 요리와 100여 가지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주 방문층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부터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위해 방문하는 중년층까지 다양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그런 아지트가 여주에도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교직에 오래 있었던 터라 손님들이 오면 제자 같아요. 그래서 맛있고도 건강한, 정직한 음식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인기 메뉴는 피쉬 앤 칩스와 해물 감바스, 즈고이너 슈니첼 등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요리인 즈고이너 슈니첼은 커틀릿의 일종으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메뉴가 아닌 만큼 특별함을 더한다. 식사와 함께 곁들이면 좋을 칵테일을 골라 마시는 재미도 있다. 계절별로 만날 수 있는 메뉴도 따로 있어 새로운 맛을 그때그때 경험해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특별함이다.
유럽식 요리와 칵테일 한 잔 어때요
모든 요리는 김 대표의 아내 신혜진 씨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피자 소스까지 직접 만들 정도로 요리에 진심이다. 일본에서 12년간 부모님과 함께 요식업을 운영했던 혜진 씨는 귀국 후 이태원에서 독일인 셰프에게 양식과 제빵을 배웠다고 한다. 혜진 씨는 일본어와 영어에도 능통해 외국인 손님과의 소통도 원활하다.
‘고래를 기다리며’만의 감성 넘치는 분위기를 완성하는 것은 음악이다. 학창 시절 록밴드 활동을 했던 김 대표는 교직 생활 중 부산재즈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라이브 클럽을 공동 운영하며 뮤지션 저변 확대에 열정을 쏟았다. ‘고래를 기다리며’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김 대표가 직접 선곡한 곡들로, 낭만적인 재즈와 팝송이 분위기를 더해준다.
매장 안쪽에는 작은 진열장이 눈길을 끄는데, 김 대표가 직접 제작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과 부산국제락페스티벌 등의 트로피도 구경할 수 있다. 마이클 잭슨과 엔리오 모리꼬네, 임권택, 이병헌, 장동건 등 국내외 유명 스타들의 핸드 프린팅을 담당하기도 했던 김 대표의 작업 일부도 만날 수 있다.
‘고래를 기다리며’라는 상호는 인간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따왔다. 김 대표는 “고래가 꿈과 희망의 상징인 만큼 이곳이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미술과 음악, 미식을 만나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고래를 기다리며]
▶ 주소 여주시 세종로46번길 8, 1층
▶ 문의 0507-1304-8045
- #여주시
- #여주시청
- #여주사람을품다
- #고래를기다리며
- #낭만가득
- #데이트코스
- #유럽식요리
-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