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상남도 온라인 홍보 명예기자단 김종신


역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보다 앞선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창고가 박물관입니다. 경상남도 18개 시군에는 저만의 이야기 창고가 있습니다. 이야기 창고를 돌아다니면 선조들의 삶을 엿보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출 수 있습니다.

솔직히 양산을 모릅니다. 서부경남 진주에 사는 저에게는 동부경남 양산은 천 리 길 서울보다 먼 곳입니다. 모르기 때문에 양산을 찾았습니다. 양산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이 양산시립박물관입니다.

성황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박물관에 이르자 언덕 위에는 부부 총을 비롯한 옛적의 무덤들이 아늑하게 햇살에 샤워 중입니다. 박물관 입구에 이르자 관람순서 안내가 먼저 눈길을 끕니다. 4층부터 관람을 시작해서 내려오는 순서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렸습니다.

양산의 역사와 문화가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찬찬히 시간을 거슬러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양산의 역사를 훑어갑니다. 양산의 최초 구석기 유적들이 우리를 이끕니다. 미완성 석기에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무얼 만드는 중일까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전시실을 둘러보다 다시금 눈길과 발길이 머문 곳이 있습니다. 부부총 전시실입니다. 나중에 둘러볼 곳이 4층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중인 금동반가사유상 복제품이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어서 물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목어(木魚)가 보입니다. 물고기 몸을 취했지만 머리 부위는 용입니다. 완전하지 못한 물고기의 형태에서 완전한 용의 형상으로 바뀌고자 하는 염원을 엿봅니다.

금동표형연화문사리병을 전시대 돋보기로 요모조로 살피고 범자무늬 청동거울을 관람하는 덕분에 천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고려로 내달리는 기분입니다.

전시실은 아래층 중층전시실과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김유신 장군의 부모인 김서현 장군과 만명부인으로 추정하는 양산 지산리 부부상이 전시실에서 반겨줍니다. 각종 반닫이가 다시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엿보게 합니다.

각종 백자를 비롯한 자기들이 앞서서 우리에게 단아하면서도 고운 빛으로 맞이합니다. 저만치에는 과거시험 답안지가 보입니다. 과거 합격하고자 노력한 열정이 커다란 시험지에 담겨 있는 듯합니다.

보물로 지정된 ‘양산 이 씨 종손가 고문서’를 만납니다. 양산이라는 명칭의 시초가 된 양산 부원군 이전생 공과 그의 아들이자 조선 전기 대표적인 장수인 이징석, 이징옥, 이징규(삼 장수 널려 알려진) 장군의 희소한 국보급 고문서 등입니다.

양산 지역민들이 부산 동래부로 편입된 구포지역을 다시 양산으로 환속해달라는 상소문에서 당시 사람들의 바람을 엿봅니다. 서울로 올라가 남산 봉수대에 불을 피우는 죄를 지으면서도 구포지역의 환속을 요청한 죽음을 각오한 당시 지역 선비들의 각오와 지역민의 염원이 우리에게 전해오는 듯합니다.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어찌 흥이 빠질 수 있겠습니까. 앞선 전시실에서는 웅상농청장원놀이가 우리의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효자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아래의 다음 전시실로 내려갑니다. 박물관 도착해서 바라보았던 <북정동 부부총>입니다. 해발 320m의 성황산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린 구릉의 등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삼국시대 고분군입니다.

1920년 일제 강점기에 발굴 당하면서 대부분 유물은 아쉽게도 일본 도쿄박물관에 있습니다. 현 전시실에는 지역의 유력 지배층인 부부와 순장자 인골 등의 복제품들이 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오면 12월 15일까지 열리는 특별기획전 ‘양산(梁山)과 낙동강(洛東江)’이 열리는 기획전시실로 향했습니다. 과거 황산강이라는 이름에서 낙동강으로 변화한 흐름을 문헌과 지도들이 우리에게 낙동강의 역사를 알려줍니다. 낙동강을 배경으로 조성된 양산의 역사 문화유산을 살펴보고 아울러 근현대 낙동강 유역에 살았던 이들의 삶을 엿보게 합니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 헤야 데 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대중가요 <처녀 뱃사공>과 함께 낙동강을 거슬러 가기도 합니다.

전시실을 나와 역사 자료실 <희청헌>에서 역사 관련 책을 읽습니다. 이어서 야외 테라스에서 해바라기하며 숨을 골랐습니다.

이어서 박물관을 감싸고 있는 북정동 고분군으로 향했습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무덤 속을 거닐며 과거의 흔적을 따라갑니다. 고분군 산책길은 등산처럼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고, 천천히 여유 있게 사색하기 그만입니다.

양산 도심 가까이 자리 잡은 역사의 산실에서 가늠하기 힘든 세월의 때가 묻어 있는 역사를 마주했습니다. 조금 더 양산을 아는 기회였습니다. 다음에는 양산을 알은체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양산시립박물관

✅주소 : 경남 양산시 북정로 78

⏰️관람 시간 : 0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 주차료 : 무료

📞문의 전화 : 055-392-3314


{"title":"[경남/양산]조금 더 양산을 아는 기회-양산시립박물관","source":"https://blog.naver.com/gnfeel/223687933192","blogName":"경상남도 ..","domainIdOrBlogId":"gnfeel","nicknameOrBlogId":"경상남도","logNo":223687933192,"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