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문화 친화적 전통시장으로 변화하는 여주 오일장을 응원하며

여주 오일장은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시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의 문화적 흐름과 기호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곳도 시장이다. 이전과 다르게 시장의 형태가 다변화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전통시장의 절대적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삶을 이어주는 곳이다.

지난 10일 여주 오일장에 다녀왔다. 현재의 삶이 투영되는 전통시장의 풍경을 담아내고 싶었다.

여주 오일장의 아침 풍경. 상품을 진열하는 상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시장의 아침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좌판 위에 상품을 진열하는 상인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과일과 채소, 의류와 먹거리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여주 오일장은 한글시장 초입부터 세종시장 끝까지 장마당의 풍경을 펼쳐놓고 있었다. 텃밭용 모종들은 계절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채 끝물로 자리를 비켜주었고, 튼실한 밭마늘이 시장의 새 주인으로 등장해 있었다. 장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장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기대가 넘쳤다.

여주 오일장의 에너지가 넘치는 오후 풍경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오후로 들어서면서 오일장은 서서히 시장의 본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장 구경을 나오신 마을 어르신, 바쁜 농사철에도 시장을 찾은 아주머니, 유모차를 밀고 나온 젊은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로 활력이 넘쳤다.

시장의 장점은 상품과 공간이 사람을 밀쳐내지 않는 데 있다. 상품 판매장을 지나다가도 옛 친구를 만나면 그곳이 만남의 장소가 된다. 굳이 조심하고 소리 낮출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 시장의 풍경이 되기 때문이다. 오후로 들어선 시장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로 충만했다.

여주 오일장의 저녁 풍경. 외국인 주민들이 시장의 주인으로 등장했다.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저녁 장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우리의 모습처럼 차분하고 아쉬움이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저녁 장을 둘러보면서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퇴근길 장보기에 나선 내국인들도 있었지만, 더 많은 외국인 주민이 시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중앙아시아에서 왔다는 여성 노동자는 가족들에게 보낼 옷을 흥정하고 있었다. “여주장에 자주 온다. 시장 옷은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아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사서 고향에 보낸다. 식재료도 장에서 구입하는데 마트보다 싸고 신선해서 좋다”라며 시장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여주 오일장 풍경. 일찍 파장하는 상인들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오일장의 풍경은 아침, 점심, 저녁 제각각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파장을 앞둔 시간까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로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이러한 왁자한 풍경 속에서도 시장의 어려움이 감지되었다.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세종시장 끝자락까지 빼곡하게 늘어섰던 시장의 꼬리도 확연히 짧아져 있었다. 전통시장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용자가 줄다 보니 해가 지기 전인데도 파장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파장의 시간이 당겨진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여주 오일장 풍경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여주 한글시장 박시우 회장과 오일장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주 오일장의 활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인터넷이나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젊은 세대를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소비 연령의 인구도 감소하다 보니 오일장은 물론이고 한글시장까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여주시와 함께 노점상 매대를 정비하고 사업자등록을 통한 여주사랑 카드 가맹점 등록과 보행 구간 포장 사업 등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상인회에서도 편리한 시장 이용과 다양한 먹거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아케이드형 시장’도 추진하고 있다. 아직은 예산확보 등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경기도와 여주시 그리고 시장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여주시민들도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시장은 지역의 경제와 문화가 만나는 곳이다. 시장을 상품 판매 장소로 제한하지 않고 문화 친화적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여주시와 상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여주 오일장 풍경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지난 5월 30일, 한글 오일장과 세종 오일장의 새 단장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이충우 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오일장을 관리하고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추억과 삶이 만나는 장소일 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수단이다. 여주시와 시장 상인 그리고 여주시민의 참여로 ‘찾아오는 여주 오일장’으로 성장해 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여주 오일장 풍경 ⓒ 진재필 여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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