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가 들려주는 익산 이야기

나무가 있는 곳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요.

특히 한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나무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을에 큰 나무가 있다는 것은 마을의 역사가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의미이니까요.

사람들이 모여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을에는

주로 느티나무, 팽나무, 은행나무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들 중에서 수명이 긴 나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은행나무가 있는 마을을 찾아

나무가 들려주는 익산 이야기를 들어보려 합니다.

-왕궁면 장중마을 은행나무

백제왕궁

먼저 찾아가려고 하는 곳은

왕궁면에 있는 장중마을입니다.

장중마을 가는 길에

백제왕궁(왕궁리유적)을 지나게 되는데요.

잠시 들러 백제왕궁의

시원한 여름 풍경을 돌아보았습니다.

왕궁면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제시대 왕궁이 있던 지역입니다.

그만큼 주거 환경이 좋은 곳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살기 좋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역사 깊은 마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중마을 은행나무

백제왕궁(왕궁리유적)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장중마을 역시 오랫동안 주민들이 살아온 곳입니다.

그런 연유로 장중마을에는 수령이

600년을 넘긴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낮은 구릉의 남쪽 끝부분에

우뚝 서 있어 마을 수호신처럼 보입니다.

이 마을은 고려시대 이전부터 있었다고 전해지며,

이 지역 우주현(紆州縣)에 본관을 둔

주황씨가 고려 의종(1146~1173) 때부터

본거지로 삼았습니다.

은행나무는 조선의 개국공신이면서

호조판서를 지내고 후에 영의정으로

추증된 황거중(黃居中)이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임진왜란 당시 웅치, 이치 전투에서 활약했던

의병장 황박 장군도 이 마을에서 태어나

은행나무를 보며 꿈을 키웠을 것입니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은행나무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잘 돌보고 있습니다.

마침 은행나무 주변에는 맥문동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보랏빛 꽃무리가 빛을 받아 아름다웠습니다.

망모당

장중마을은 오래된 마을답게

출중한 인물이 또 있습니다.

마을에 있는 망모당(望慕堂)

정자와 관련된 인물입니다.

망모당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병조참판을 지낸

표옹 송영구(1566~1620)가 선친을 추모하기 위해

1605년 집의 후원에 세웠습니다.

망모당 현판은 명나라 명필 주지번이 쓴 글씨입니다.

보석박물관

장암마을 주변에는 가볼만한곳이 여럿 있습니다.

이웃 마을에 정크아트 전시장, 왕궁다원이 있고,

조금 더 가면 보석박물관과

왕궁포레스트 식물원과 카페가 있습니다.

보석박물관 동쪽에는 표옹 송영구 제실인

우산정사와 송영구 신도비, 묘지가 있습니다.

-금마면 익산향교

익산향교 은행나무

다음에 찾은 곳은 금마면에 있는

익산향교입니다.

금마면은 백제시대에 세운 미륵사지가

있는 곳으로 왕궁이 있는 왕궁면과

결이 비슷한 곳입니다.

조선시대에는 현청이 있던 지역이라 향교가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향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공자가 나무 아래(행단, 杏亶)에서

수업을 했던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 나무가 은행나무라고도 하고

살구나무라고도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은행나무로 굳어져

유학을 가르치는 곳에 심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지금도 향교에 가면

은행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된

익산향교 은행나무

1398년 익산향교를 설립할 때

심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수령이 600년 이상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한 자라를 지켜온 은행나무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향교나 서원에서는 은행나무 외에

배롱나무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배롱나무줄기가 껍질이 벗겨져

반들반들해서 겉과 속이 같은데요.

선비들이 교훈을 삼으라는 의미로

향교나 서원에 심었기 때문입니다.

익산향교 배롱나무는 오래된 나무는 아니지만

한창 예쁘게 꽃을 피웠습니다.

서동생태공원 물놀이장

익산향교 주변에서 가볼만한곳은

가까운 곳에 있는 서동(생태)공원과

그 안에 있는 마한관(마한시대 유물전시관)이 있습니다.

반대 방향으로는 익산토성과 미륵사지,

국립익산박물관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여산면 여산향교 은행나무

세 번째 장소는 여산면에 있는

여산향교입니다.

익산시에는 조선시대 관청이 있던

4곳(금마면, 여산면, 함라면, 용안면)에

향교가 세워졌고 지금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여산향교는 태종 3년(1403)에 세웠습니다.

익산 여행 여산향교에도

역시 외삼문 옆에 은행나무가 보입니다.

창건 당시에 심은 은행나무라면

수령이 600년 이상 되었을 텐데

현재 있는 나무는 그보다는 어린 나무입니다.

후세에 다시 심은 나무로 보입니다.

-여산면 백운사 은행나무

백운사 은행나무

여산면 천호산 중턱에 있는 백운사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백운사는 신라 경순왕 2년(928)에

백양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지금 위치보다 1.5km 위쪽에 있었습니다.

폐사 이후 중건할 때 현재 위치로 옮겼습니다.

절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 수령은 300년을 넘겼습니다.

백운사와 30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나무라 보아야겠습니다.

백운사 해탈문

은행나무를 지나 해탈문을 들어서면

여러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산 중턱에 꽤 넓은 도량입니다.

회주 우성 스님이 들어와 1992년부터

단계적으로 불사를 이룬 덕분입니다.

불사를 위해 3,000일 기도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백운사 사리탑

익산 여행 백운사에는 다른 절에서 볼 수 없는

대형 사리탑이 있습니다.

미얀마에 갔을 때 받은 사리를 모시기 위해

2003년 세운 사리탑입니다.

가운데 탑에는 부처님 사리를 모셨고,

좌우 측에는 아난존자 사리와

사리불존자 사리를 모셨습니다.

가람생가

백운사 주변에는 절이 3곳이 더 있습니다.

함께 돌아보아도 좋겠습니다.

익산 여행 여산 소재지 쪽에 가볼만한곳으로는

가람생가. 남원사, 여산동헌, 숲정이성지 등이 있습니다.

-성당면 성당포구 은행나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성당포구에 있는 은행나무입니다.

성당에는 1662년 조세로 받은 쌀을 저장했다가

한양으로 운반하기 위해

성당창(聖堂倉)이 세워졌습니다.

은행나무는 쌀을 운반하는 조운선의

안전 항해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냈던 나무입니다.

은행나무의 수령은

400~500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무 앞에 서면 그 당당한 기세에 위축이 될 정도입니다.

그 자리에 서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은 고목이라 불리기에는 서운할 것 같습니다.

수형이 특히 아름다운 은행나무입니다.

익산 여행 성당포구에서 산북천이 합류합니다.

산북천을 경계로 건너편은 용안면입니다.

산북천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건너면

용안바람개비길이 시작되고,

그 아래에는 용안생태습지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더운 시간을 피해서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성당포구 은행나무를 끝으로 은행나무가 들려주는

익산 이야기 익산 여행 코스를 마무리했습니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큰 나무가 있는 마을에는

귀를 쫑긋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감추어진 이야기를 듣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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