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쉬어가요! 공주 제민천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물고기 벤치들

공주 가볼 만한 곳

공주 제민천

공주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은 단연 제민천입니다. 공주 구도심을 가로지르면서 흐르는 제민천을 따라 걷기만 해도 주변 가볼 만한 곳들을 들르며 제대로 즐길 수 있는데요,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제민천을 강력 추천 드립니다. 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이 곳곳에 있어서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특히 중동교와 대통교 구간에 주목해볼까요?

길 전체가 관광지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곳곳에 볼만한 것들과 맛있는 식당, 예쁜 카페들이 즐비합니다. 하숙마을 주변에는 그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는 벽화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어요. 교복을 입은 남학생과 여학생들이 나란히 앉아 수줍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 아래에는 빨갛게 익은 고추들이 가을을 알리고 있습니다.

제민천 따라 이어진 길에는 이런 멋진 등이 줄지어 있습니다.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이곳의 특성을 반영한 작가들의 작품이에요. 손에 손잡고 팀의 이 작품은 백제를 대표하는 송산리고분군 유물과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을 테마로 빛을 통해 소통하고자 만든 조명입니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작품에 대한 설명판이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원도심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문화생태하천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더 나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설치되었습니다.

다리를 따라 내려가면 커다란 물고기를 만납니다. 엄청나게 큰 이 물고기 벤치는 ‘궐어’입니다. 금강에 사는 물고기인 쏘가리를 한자로 ‘궐어’라 부르는데요, 이때 ‘궐(鱖)’이 대궐을 뜻하는 ‘궐(闕)’과 발음이 같아서 또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죠.

쏘가리를 ‘궁궐’에 비유해 쏘가리가 헤엄치는 걸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등용되는 형상으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선비에게 과거급제해 궁궐로 들어가라며 주는 선물이기도 했어요. 이 벤치에 앉아 시민들도 꿈꾸는 일을 이루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습니다.

쏘가리와 미꾸라지 등 금강에 사는 물고기를 형상화한 벤치들이 줄지어 있어서 이곳을 방문한 누구나 이곳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제민천의 물소리를 들으며 힐링할 수 있죠.

제민천에서 돋보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여러 가지 컬러의 알록달록 타일로 만들어진 커다란 의자가 있는데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물고기입니다. 물고기들이 모여서 거대한 의자가 되었고요, 그 안에는 각자 개성에 맞는 문양과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꾹꾹 눌러쓴 듯한 글자들을 보면, 아이들이 참여해서 함께 만든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바로 앞 물가에는 마치 펄떡이는 듯한 물고기들이 보입니다. 살아서 움직이는 듯 꼬리를 휜 물고기도 보이고요, 여러 마리가 오손도손 모여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도 장식이 되어 있어요. 마치 의자에서 빠져나와 천으로 헤엄쳐 가는 듯합니다.

물고기 문양이 빠지지 않는 색감이 예쁜 작품들 덕에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제민천을 걷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단지 감상하는 작품이 아니라 그 위에 앉아 쉬어갈 수 있는 벤치 역할을 해주니 일상에서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듯해요. 2021년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된 우리동네 미술사업으로 공주시 제민천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가을을 맞아 제민천을 산책하다가 금강의 정기가 담긴 독특한 벤치에서 쉬어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