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기자칼럼> 나의 고향, 우리의 추억
[2월 소식] #대전서구 #대전서구소식 #2월소식
<기자칼럼>
나의 고향,
우리의 추억
김지윤 중도일보
정치행정부 기자
나는 서구에서 태어나 서구에 뿌리내리고 살아가고 있다. 내 고향은 대전 서구 가수원동이다. 가수원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오며 현재는 관저동에 신혼집을 차리고 여전히 이곳에 남아있다. 나에게 서구는 따뜻한 집이다.
다른 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수원동과 관저동은 '섬'으로 불린다. 유성을 제외하고는 다른 구로 넘어가기에 이동에 어려움이 있기에 이런 별명이 붙은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원주민인 나는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장점이 많달까.
먼저 내 고향 가수원은 신도심인 서구에 비해 시골틱한 분위기가 낭랑하다. 내가 중학생 때 구봉산 입구인 빼울 약수터까지 그 길가에는 논과 밭이 가득했다. 어릴적 풀내음과 거름을 맡고, 갖가지의 벌레와 곤충을 직접 만지고 경험하며 나는 이곳의 거름이 됐다.
가수원 초등학교 뒤편에 마련된 작은 시장에는 나와 친구들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큰엄마 떡볶이의 고추장 냄새, 새벽 김밥의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내 코에 들어올 때는 다시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버스를 타고 5개의 정거장을 건너 이사온 관저동. 이곳도 마찬가지다. 마치광장은 관저동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많은 가족이 매일 저녁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보내는 공간이 된다. “2단지 새댁 또 왔네”라며 몇 번 안 본 나를 알아보는 이웃 주민들, “오늘은 장바구니가 달라졌네” 라며 기분 좋은 참견을 하는 사람들.
요일마다 열리는 장터에서는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며 차가워진 사회 속 이웃 간의 정이 남아 있는 곳이다. 내가 살아온 서구 이곳은 정이 많고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미래에 태어날 나의 자녀 역시 이곳에서 나의 경험을 이어가길 바라고 이곳에 남아있다. 경쟁과 견제가 심한 세상 속 우리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사람들은 묻는다. 새 아파트에 가지 않고 여기에 남은 나의 선택이 경제적으로 투자 가치가 있냐고. 돈을 주고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와 남편은 우리의 아이가 이웃과 함께 자라나고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정 빼면 시체인 이곳을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나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도, 그럴 생각도 없어. 돈이 다가 아니야”라며 낭만이 가득한 말을 습관처럼 말한다.
도시 개발 속 사람들의 고향이 변해가고 있는 현재, 나의 그리고 우리의 고향 이곳은 추억을 오래 간직하고 남아있길 바란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 블로그 발행글은
"대전광역시 서구청 소식지"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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