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이 필요할 때 가기 좋은 조용한 여행지, 공주 동학사

휴식이 필요할땐?

공주 동학사

가끔 몸과 마음이 지쳐 조용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날, 있으시죠?

저는 그럴 때 혼자 동학사(東鶴寺)를 찾곤 합니다. 공주에 위치한 동학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조용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데다가 가벼운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랍니다.

동학사 쪽으로 진입하다보면 '마지막 주차장'이라는 팻말이 보이는데요. 동학사까지는 차량으로 진입할 수 없으니 이곳에 주차를 하시고 걸어서 이동하셔야 합니다. 승용차 기준, 4,000원의 주차 요금이 부과됩니다.

주차를 한 후에는 약 30분 가량 걸어가면 동학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동학사로 가는 길에는 공주의 명물, 공주알밤빵을 판매하는 베이커리나 전통차를 판매하는 카페, 식당이 있으니 먼저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길을 나서는 것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일주문을 만나게 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 이어져 무척 아름다운데요. 여름에는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기에 좋고,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에는 계곡물이 꽁꽁 얼어 계곡물 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차분하게 걷는 것에만 집중하며 걸을 수 있어 좋습니다.

동학사만큼이나 유명한 사찰인 갑사도 도보로 방문이 가능한데요.

약 5km 가까이 떨어져있으며, 겨울철에는 오후 5시쯤부터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니 시간을 잘 고려하고 체력을 분배하여 안전하게 산행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동학사로 향하는 탐방로에는 동학계곡 옛길을 비롯해 여러 가지 길이 있어, 취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걸을 수 있습니다. 혼자 걷더라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새들의 지저귐,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평일에 방문했음에도 등산 가방 하나 메고 걷는 분들을 꽤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동학사는 많은 분들에게 그 자체로 자연의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차분하고 고요한 겨울에 동학사를 찾으니 화려한 계절에는 풍경을 보느라 그냥 지나쳤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계곡 근처에는 많은 사람들이 염원을 담아 쌓아둔 개성 가득한 돌탑들이 가득했는데요.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돌탑들은 마치 사람들의 소망이 하나씩 담긴 작은 기념비처럼 보였습니다.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왔더니 거의 1시간이나 걸려 동학사 대웅전에 도착했습니다. 사찰의 중심이 되는 이곳은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기에 좋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동학사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신라성덕왕 22년에 동학사를 지을 때 함께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으나, 탑의 형상을 보아 고려시대의 석탑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동학사 삼층석탑의 1층 한 면에는 자물쇠 모양이 조각되어 있으니 이곳에 방문하신다면 자물쇠 모양을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동학사 삼층석탑 뒤에 형형색색의 귀여운 연등에 적힌 사람들의 소망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모든 분들의 소망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2025년에는 모두 이루어지시기를 바랍니다.

동학사 대웅전 앞에서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쁘고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에서는 늘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데, 이렇게 고요한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