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바람 쐬러

'아산 세계꽃식물원'

충남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 576-1


봄의 중턱 사월 초입에 '아산 세계 꽃 식물원' 을 방문했습니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제법 널널한 주차장 앞에 삼각 지붕으로 연이어진 철 골조물이 보이는데 실내 식물원입니다.

주황색 티켓 박스에서 입장료 10000원을 내면 입장권을 주는데 나중에 나올 때 식물이나 원예 용품으로 맞교환할 수 있어 버리시면 안됩니다.

365일 꽃이 피는 곳. 세계 꽃 식물원은 연중 3000 여 종 원예 종 관상 식물을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온실식물원입니다.

세계 꽃 식물원은 1994년 아산 화훼 영농 조합 법인 농장으로 해외에서 튤립,백합, 아이리스 등 구근류들을 수입 판매하던 꽃 농장이었습니다.

국내 화훼 시장 기반이 열악하고 꽃과 식물의 소비가 일어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타개책으로 2004년부터 재배 온실을 개방한 것이 '세계 꽃 식물원'의 시작입니다.

출입문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인도 보리수 나무입니다.

두 팔로 안아도 다 품을 수 없는 막강한 두께의 나무 기둥에서 오래 산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보리수 나무 아래서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습니다.

보리수의 '보리'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 'bodhi' 를 음역 한 말로 수행자가 최종적으로 도달할 참다운 지혜,깨달음, 앎의 경지를 뜻해 '깨달음의 나무' 라고도 부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보리수 나무는 인도 보리수와는 다른 나무라고 합니다.

보리수 나무를 지나면 식물원 입구와 카페, 화장실, 가든 센터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나중에 나오실 때 이곳 (가든 센터)에서 판매하는 화초를 구입하여 입장료와 맞바꿀 수 있습니다.

입장료를 오버하는 화초의 금액은 그 차액만큼 따로 지불하면 됩니다.

'더욱 밝은 내일을 위하여' 라는 슬로건의 가족 조형물이 보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얼굴이 텅 비어 있는데요, 너무나 빠른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실된 내면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몸짓을 통해 밝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연보라 물결이 터널을 이뤘는데요, 아무리 마음이 얼어붙은 냉정한 사람도 이 곳을 지나면 어느새 마음이 풀리고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질 것 같습니다.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작은 바람에도 하늘거리는 여린 꽃의 이름은 '스트렙토칼펠라삿소롬'이며 꽃말은' 행운의 열쇠'입니다.

꽃 이름이 너무 길어 부르기 쉽지 않는데요, 꽃말처럼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으면 합니다.

와~~~. 아름다운 색의 향연에 입이 함박 만큼 벌어지며 감탄이 연이어 흘러나옵니다.

이렇게 고운 빛은 어디서 왔을까요. 어둠 속 작은 씨에서 껍질을 깨고 나와 싹을 틔우고, 줄기를 세워 결국엔 본연의 빛으로 만개하는 식물에 '수고 했다' 한마디를 해 줍니다.

보는 것만으로 느껴지는 봄의 충만함에 가슴이 설렘으로 작게 요동칩니다.

연 초록의 잎사귀와 넝쿨들이 모여 작은 창을 내었네요.

창 너머엔 뭐가 있을까 아득한 미지의 세계를 꿈꾸며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와~~~. 식물원을 거닐다 보면 '와' 라는 감탄사가 자신도 모르게 최소 몇 번은 하게 됩니다.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 두껍다 못해 막강한 나무 기둥은 처음 보거든요.

켜켜이 쌓인 시간의 힘이 느껴집니다. 오랜 시간 크게 자란 나무들의 서사가 기둥을 타고 제각기 울퉁불퉁 뻗은 가지마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외피에 홈이 파이고 아문 자리에서 새 살이 돋아나고 여물어 단단한 옹이가 되는 위대한 과정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실하게 이어가는 강인함의 힘을 오래된 고목이 보여 줍니다.

식물원에는 간간이 고양이들이 눈에 띄는데요, 여기서 기르는 게 아닌 길 고양이와 버려진 유기묘들이라고 합니다.

고양이가 할퀴는 경우가 발생하니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는 주의와 애완동물 사고에 대해서 당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벤치에 꼼짝 않고 오수를 즐기는 검은 고양이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들여다보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슬그머니 눈을 반쯤 떠 나를 내려다보곤 다시 눈을 감고 잠에 빠지더군요. 마음 툭 놓고 안심하며 잠든 모습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익숙함을 넘어 신뢰가 쌓인 듯합니다.

곳곳에 설치되 있는 조형물이 멋진 배경이 되 식물과 꽃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합니다.

붉은 꽃으로 둘러 쌓인 작은 연못에 잉어가 살고 있는데요, 잉어 밥을 1000원 사서 먹이를 주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중간에 놓여 있는 아치형 다리와 새의 조형물도 멋지군요.

보랏빛 꽃송이가 칸칸이 진열된 격자 공간 안쪽에는 하얀 천으로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꽃길이 환상적입니다.

연인과 함께 걷는다면 사랑이 더욱 돈독해질 것 같네요.

봄날의 꽃길을 걷고 있는 가족과 친지 ,연인과 친구들을 양쪽에 늘어선 다채로운 빛들이 맞아주고 있네요.

사랑이 더욱 싹트라고 하트를 감싸고 분홍 빛의 꽃도 소담스레 매달려 있습니다.

식물원을 나오면서 입장권 두 장과 화분 두 개를 교환했습니다.

수선화를 살려다가 도도하고 고급스런 튤립 화분을 골랐어요. 하나는 노란색, 다른 하나는 연자주색으로요.

사장님이 팁을 주셨는데 튤립이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죽으니 물을 주지 말고 서늘한 곳에 두면 이듬해 봄 싹이 올라온다고요.

집으로 가져와 햇빛 드는 베란다에 두고 언제 쯤 꽃이 필까 한참을 들려다 보고 기대하는 마음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봄은 빛으로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겨울을 비집고 올라 온 봄의 다채로운 빛깔과 향기 속을 거닐어 보세요.

이곳 아산 세계 꽃 식물원에서요.

아산 세계꽃식물원

○ 충남 아산시 아산만로 37-37

○ 운영 시간 (09:00~18:00)

○ 입장 마감 (16:00)

○ 입장료 :10,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입장)

○ 연중무휴

*취재일: 2025년 4월 2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단지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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