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계곡은 여름 맞이 새 단장 중

편안할 영(寧)과 넘을 월(越)

한 주간 동안에는 얌전히 집에서 산을 지켰다. 내릴까 말까 간만 보는 날씨가 길어지길래 장마가 오려면 확 오고 말라면 말아라 하던 심정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잔뜩 화가 난 비는 억수처럼 쏟아지며 그칠 줄 몰랐다. 한낮에는 그쳤다가 밤에만 요란하게 내리던 비는 이제 밤이고 낮이고 여전히 쏘아대기 시작했고, 우르릉 거리는 소리에 놀라 잠을 설치기도 며칠이나 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햇살이 쨍쨍하길래 마침내 물러갔나 싶었더니, 잠시 휴식기를 가진 것일 뿐 다음 주부터는 또 비가 한 주 내 내 예약되어 있었다. 단 며칠 반짝 떠있는 햇살 아이콘을 보자 이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비가 오기 전에 얼른 햇볕을 쬐어야지.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해내야지. 싶어서 총총 산 아래로 내려갔다. 매년 여름이 그러하듯 장마가 지나가면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낮의 뜨거움이 심상치 않았다. 아직 구름이 잔뜩 있는데도 이런 열기라니 이번 여름도 역대 최고 기온을 갱신하겠구나 싶다. 그런 마음도 모른 채 하늘은 맑았다. 거센 비에 씻겨 나가 영롱하게 반짝이는 하늘.

산 아래로 내려와 제일 먼저 살펴본 곳은 계곡이다. 지난 화에 계곡에 물이 부족해서 얼른 비가 와서 콸콸콸 만수로 채워줬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 이 맑고 풍부한 계곡물! 물론 지금은 물살이 너무 거세서 사람이 들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계곡물이 만수인 상태에서 비가 그치고 서너 일만 지난다면 정말 아름다운 최고의 환경이 되는데, 비가 더 내리지 않는다면 이번 주말 계곡을 찾는 사람들은 완전 럭키비키가 아닐 수 없겠다. 한 바탕 쏟아낸 물 덕분에 계곡은 자연스레 물청소를 마치고 깨끗해진 상태! 사나운 물줄기는 점점 부드러워질 테고, 갓 올라온 지하 청정수는 얼마나 차갑고 맑겠는가! 다음주가 되면 또 비가 내린다고 하니 이번주 주말이 아니면 또 이 최적의 컨디션은 한참 뒤에나 찾아올 것이다. 나 역시도 이런 시기가 되면 괜히 자연이 아까워서(?) 주변 지인들에게 교통 정보나 맛집 정보 말고도 ‘영월에 놀러 오기 좋은 날’을 점지(?)해주기까지 한다. ‘이번주 영월 계곡 완전 좋을 예정! 여름휴가 당겨라!’ 하고는 말이다.

장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되려 이제 시작이라는 말까지 한다. 간혹 뉴스에서는 비와 물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요하고 있다. 그렇다.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 청정 자연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사람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장마철의 물 피해도, 여름철 물놀이의 사고도 모두 조심해야 한다. 바르고 안전한 여름 나기. 다음주가 지나면 본격적인 무더위와, 그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바캉스 시즌이 시작될 텐데,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여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물론 ‘바닷가 제외 내륙에서 가장 여행하기 좋은 동네, 영월’에서 아름다운 추억과 특별한 경험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

*이 글을 모두 쓰고 집으로 돌아오니 갑자기 또 억센 비가 내렸다. 하하, 아직 물놀이는 위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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