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는 현재(2024년 7월 15일 기준) 10개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이 있습니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지정 문화유산이 아닌 근현대문화유산 중 건설,

제작, 형성된 후 5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보존 및 활용의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여 등록한 근현대문화유산을

말합니다. 고양시의 국가등록문화유산 중 덕양구에

있는 고양 행주성당에 방문했습니다.

행주성당의 시작은 1899년입니다. 약현(현 서울 중림동) 성당의 공소(본당보다 작은 교회 단위)로 출발했습니다. 약현성당의 주임이었던 프랑스 선교사 두세 신부는 이

지역에 교우촌이 형성되자 공소와 신앙 학교를 설립한 것이죠. 교통의 요지였던 행주 포구에는 거주 인구가

많았고 그에 따라 신자 수가 증가했습니다. 1909년

행주 공소는 본당으로 승격되었고, 1910년 5칸의 한옥

성당의 모습으로 지어졌습니다. 행주성당은 경기 북부에 위치한 성당 중 서울 명동성당, 약현성당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성당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1928년이 되자 지금의 위치로 이축한 성당은 상량

목부재를 포함해 당시 사용했던 기초 부재를 대부분 재활용했습니다. 또한 1949년 2칸을 증축하면서 과정을 기록한 자료도 남아있어 변천 과정 기록 유지가 잘 되어 있다고 합니다. 건물 뼈대를 구성하는 목조 가구의 경우 최초 건립 부분과 증축 부분이 잘 남아 있는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해 기존의 성당을

해체하고 재건축했습니다.

주일(일요일) 미사가 끝나고 방문한 행주성당은

고요했습니다. 성당 마당에는 프랑스 루르드의 성모

발현지 동굴을 본뜬 대구 대교구 성모당을 모델로 한

성모당이 있습니다. 본당으로 승격된 1909년과

성모당을 건립한 2016년 사이에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가 적혀 있습니다.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님과의 약속대로’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입니다.

고즈넉한 한옥의 모습을 한 행주성당 건물 외부에는

건물 한 바퀴를 빙 둘러싼 형태로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기 전 예수님이 걸었던

마지막 고난의 길을 묵상하고 그 고통에 동참하는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에서 하는 기도이자 신심

행위라고 합니다. 가톨릭 성당이나 성지에 방문하면 이 십자가의 길 14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내부를 둘러볼까요? 주 출입구는 팔작지붕, 제대 쪽은 맞배지붕으로 구성된 행주성당의 내부에는 앞서 말한 대로 최초 건립 부분과 증축 부분이 잘

남아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는 아담한 크기의

성당입니다. 앞쪽에는 한국 최초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약력과 십자가, 작은 모형이 놓여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작년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 세워진 최초의 아시아 성인 성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문을 닫아 저는 100주년 역사 기념관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행주성당을 둘러보며 100주년 역사 기념관도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성물과 유물, 옛

성당의 건축 자재가 전시되어 있어 행주성당의 유서 깊은 역사를 풍성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 행주성당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내가 사는

고양시와 한국의 근현대 역사를 마주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제7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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