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 가득 찬 도시의 모습 'Too Much Caffeine' (무료 전시회)
- SNS 서포터즈 8기 김혜정 -
어제 외출했다가 예상하지 못했던 칼바람에 아주 호되게 놀라서 들어왔는데요.
이번 주 내내 한파가 몰아친다고 하니 외출할 때는 대비를 단단히 하고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추위는 몸을 웅크리게 하지만, 집에만 있기 답답한 분들이 있다면 감상하기 좋은 전시회 소개해 드릴게요.
Too Much Caffeine
◎ 장소 : 도잉아트
◎ 기간 : ~ 2025. 2.8.
◎ 시간 : 11:00-18:00 (일, 월 휴무)
이슬아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 제목은 'Too Much Caffeine'입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어? 내 얘기인가?'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저 또한 아침에 눈 뜨면 나도 모르게 커피 한 잔부터 찾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떤 날은 아무 이유 없이 카페인 과다 섭취로 어두운 밤에도 방안에 불빛을 끄지 못한 날도 있었어요.
작가 이슬아는 커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한 밤,
도시를 걸으며 다양한 네모들을 관찰하였다.
모든 네모는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각기 다르다.
- 도잉아트 -
여러 작품을 돌아보면서 이날도 역시 저만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림 속 모습을 해석하고 작은 얘기들을 만들어 갔는데요. 그림은 낮에 볼 수 있는 네모들의 도시와 어둠이 찾아온 네모들의 도시, 그리고 그 네모 속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림을 찬찬히 보면 빽빽하게 들어선 네모난 건물에서 작은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작은 점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옥상에 있고, 창 속에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저 사람은 지금 OO하고 있구나~'라는 상상을 하면서 그림을 보게 됐는데, 아마도 예전에 나의 모습 혹은 내 가족의 모습, 친구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본 듯하네요.
그리고 그림 한편에는 낙서인 듯 보이지만 낙서는 아닌, 작은 스케치(?)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관람하러 간다면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각자의 네모 속에서 우리는 고유한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결국 크고 작은 네모 안에 담긴 삶의 조각들은 서로 이어져 있다.
-작가노트-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은 늘 네모였고, 어른이 된 순간까지 한 번도 그 사실에 궁금증을 가져본 적 없을 만큼 같은 모양의 건물들로 채워진 도시의 모습은 익숙한데요.
신기하게도 똑같은 도시의 모습이지만 맑은 날은 맑아서 아름답고, 눈이 오면 눈 쌓인 그 풍경에 감동을 받고 살고 있잖아요.
아마도 단순히 네모난 건물이 아닌 그 속에 우리 삶이 들어 있기 때문에 똑같은 모습을 보더라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겠죠?
어떤 사람은 낮의 도시보다 불빛이 반짝이는 밤, 혹은 불 꺼진 고요함이 있는 도시를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어느 도시를 가든지 야경을 보는 건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인 만큼, 밤의 도시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회에서 해가 진 뒤의 네모난 도시를 표현한 그림을 볼 때 기분이 차분해지면서도 고요한 밤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어두운 밤 불빛이 켜져 있는 빌딩 속에는 아직 일을 끝내지 못해 야근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누군가는 밤이 주는 고요함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죠?
저도 모두 경험해 본 상황이지만 생각해 보면 결국 '나의 하루'가 되는 순간들이었어요.
하지만, 네모난 건물들 속에 불빛이 없는 칠흑 같은 어두움만 있는 밤 풍경이라면 오히려 공포가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창문 너머로 비치는 빚이 별빛인지 불빛인지 알 수 없는 밤.
오렌지빛으로 흔들리는 도시의 불빛들은
때로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선사하며,
삶의 소소한 위로를 제공한다.
각자의 네모난 공간 속에서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여러 다른 네모들이 옆에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
-작가노트-
작품 속에서 도시의 네모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답니다.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멍하니 어딘가를 응시하거나, 잠 못 들어 휴대전화를 보는 건지 휴대전화를 보느라 잠을 못 자는 건지 알 수 없는 모습까지.
이번 주 토요일까지 관람할 수 있는 도잉아트의 'Too Much Caffeine' 관람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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