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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희생과 비극의 역사를

어루만지는 검은 대지


김민경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여상희(1977∼)는 대전과 부산을 중심으로 사라져가는 도시 공간에 관한 기록과 거주하던 사람들의 기억에 대한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한 작가는 작업 초기에는 다양한 유기적 형태에 대한 회화가 중심이었다. 촉수를 지닌 생물을 연상시켰던 회화적 주제는 점차 입체 작업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그는 작가-아키비스트적인 관심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일어났던 국가적 폭력에 의한 희생과 비극을 다루는 것으로 이행한다. 그는 꾸준히 한국 근현대사 서사에서 누락/망각된 대전 지역의 역사적 사건과 기억을 발굴하여 재생시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검은 대지>, 여상희, 신문지로 만든 가압 패널에 인두, 가변설치, 2018, 대전시립미술관 소장품

<검은 대지>(2018)는 신문지를 으깬 뒤 먹과 혼합하여 제작한 50개의 비석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이 비석들은 재조일본인의 역사나 제주4·3, 보도연맹, 포로 수용소 등에 얽힌 역사와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다.

작가는 신문지로 제작한 비석 위에 인두로 사건 당사자들의 증언과 기록을 새기는 행위를 통해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어났던 국가적 폭력과 그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사건과 잊힌 죽음을 현재로 소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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