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씨앗을 뿌렸던 분들이 거주하던 공간 '오정동 선교사촌'

어느 봄날 오후, 대전 한남대학교 캠퍼스 안쪽에 숨겨진 예쁜 공간을 다녀왔습니다.

오정동 선교사촌이라는 곳인데요, 사실 저도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건 비교적 최근입니다. 대학 캠퍼스 안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마음이 절로 차분해졌습니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학교 안에 위치한 이 공간은 원래 선교사들이 살던 사택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한남대학교를 세운 미국 선교사 윌리엄 린튼 박사와 그 외 선교사들이 실제로 살면서 한국 근대 교육과 의료, 사회사업을 이끌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당시에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신앙과 인류애를 바탕으로 교육의 씨앗을 뿌렸던 분들이 거주하던 공간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인돈학술원은 린튼 박사의 한국명인 인돈(印敦)에서 이름을 따왔고, 이 학술원에서는 린튼 박사의 업적을 전시하고 연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있는 작은 안내문이나 팸플렛을 읽어보면, 그분들이 한국에 얼마나 깊이 애정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느낄 수 있어서 그냥 예쁜 풍경 이상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건물 외관은 미국식 목조주택 양식에 한국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어서 건축적으로도 되게 흥미롭고요, 보존 상태도 꽤 좋아서 시간 여행하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원 끝에 있는 작은 기와지붕 건물이 가장 예뻤는데, 그 안에서 선교사들이 모여 예배도 드리고 식사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소박하게 보존되어 있는 그 풍경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뭉클한 기분이 드는 공간입니다.

지금은 일부 건물이 '인돈학술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데, 여전히 붉은 벽돌 건물과 한옥 느낌의 지붕이 어우러져 있어서 그 시절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이 공간이 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대전시 문화재자료 제44호로 지정된 곳이라서, 보존 상태도 굉장히 좋습니다.

건물 사이사이에 조성된 작은 정원도 너무 예쁘고, 나무나 꽃들도 정갈하게 가꿔져 있어서 산책하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 주민분들도 종종 산책하러 오셨습니다.

선교사촌의 진짜 매력은 이 계절, 봄에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하얀 커튼이 드리워진 창가, 그리고 오래된 나무 벤치 위에 햇살이 떨어지는 걸 보는데 왠지 모르게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관람 시 주의 사항으로는 워낙 조용하고 학술원으로 쓰이는 공간이라서, 떠들지 않고 예의 있게 관람하는 게 좋습니다. 요즘에는 선교사촌을 배경으로 스냅사진이나 브이로그 찍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날 좋을 땐 친구랑 피크닉처럼 담요 하나 들고 와서 사진 찍어도 너무 좋고, 데이트 코스로도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 역사나 건축, 조용한 공간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최적의 공간일 것 같습니다.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한적하고 따뜻한 공간이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잠깐의 산책이었지만 마음이 따뜻해졌고, 자연스럽게 미소도 지어졌던 하루였습니다.



2025 대덕구민 기자단 '김은영 기자님'

{"title":"교육의 씨앗을 뿌렸던 분들이 거주하던 공간 '오정동 선교사촌'","source":"https://blog.naver.com/daedeokgu/223848802400","blogName":"내 일상이 ..","domainIdOrBlogId":"daedeokgu","nicknameOrBlogId":"대덕구","logNo":223848802400,"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fals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