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안물안연가

#대전서구 #대전서구청 #안물안연가


노루들이 뛰어논다는 노루벌과 맑은 갑천 언저리 맑고

잔잔히 흐르는 갑천 위로 장평보 잠수다리를 건너면

물 안쪽에 자리 잡은 안물안 마을이 나옵니다.

주말이면 북적이는 노루벌 적십자 생태원과 달리

바로 코 닿을 곳의 안물안 마을은

아직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맑은 새벽 아침날 장평보에 물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날이면 안물안 마을은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기들만의 부지런한 아침을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안물안연가

흑석동 안물안 마을은 관저동 관저마을역사관 취재를 하던 중 역사관을 담당하시는 정재홍 관장님을 만나게 되어 우연히 들리게 되었는데, 처음 방문한 곳이었지만 정겹고 푸근한 할아버지 댁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도시에서 10분 정도 달려왔을 뿐인데 이렇게 보석 같은 풍경이 펼쳐질 줄이야!

​힘차게 흐르는 갑천의 물줄기를 건너 산자락 아래에 보이는 빨간 지붕에 다다르면 꽃이 핀 예쁜 정원과 함께 귀여운 새끼 고양이 몇 마리와 사교성 좋은 기러기들이 마중 나옵니다. 정재홍 관장님께서는 20여 년 전 아직 야생이었던 이곳에 터를 잡으시고 사모님과 함께 정성스레 주변을 가꾸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계절 내내 꽃과 풀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품고 있습니다.

​사모님께서 한둘씩 모은 앙증맞은 소품들과 함께 꾸민 소박한 정원 중간에는 200평 남짓한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 가에는 노란 창포가 숲을 이루고 연못 안에는 연이 한창입니다.

옛날 학교 종을 땡땡 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기병이(기러기 새끼)들이 어미 기러기를 따라 작은 몸으로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6월 말부터는 연꽃이 피어난다고 하니 얼마나 멋진 풍경일지 참 기대가 됩니다.

​여기에는 모두를 위한 힐링 카페 <안물안연가(蓮家)>가 있습니다. ‘안물안에 있는 연꽃집’이라는 뜻으로 갑천을 따라 장태산까지 자전거를 타는 분들이 종종 들리고 가는 곳입니다.

예전에 흑석동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할 때 어디선가 ‘힐링 카페’라는 푯말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카페가 바로 여기였습니다. (위 사진은 카페에 속한 테라스 공간)

카페 주변 곳곳에는 커다란 거울이 벽을 장식하고 있어서 파란 하늘과 녹색 숲을 비춥니다. 그래서 건물의 경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듯 몽환적인 느낌이 듭니다.

안물안연가는 옛집을 고쳐서 만든 곳으로 예스러운 물건들로 꾸며져 있어서 보물이 가득한 다락방에 들어온 것처럼 아주 아늑합니다. 관장님과 사모님께서 오랜 시간 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오래된 물건들에는 그 오랜 시간만큼이나 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 안에 작은 주방에는 커피를 내리는 기계가 있고 셀프로 먹고 가면 됩니다. 커피값도 셀프! 안물안연가의 하이라이트는 연못이 보이는 커다란 창문입니다.

창문이 사계절을 담아내는 액자가 된다고 하니 분기별로 한 번씩 들린다면 계절의 흔적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겠습니다.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잎으로 물들 것이다. 이렇게 살면서 여생을 보낸다면 천국이 따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힐링 카페만큼이나 꼭 들러보아야 할 중요한 곳이 있습니다. 정재홍 관장님께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70년 넘게 차곡차곡 모은 자기 기록물을 <홍진 아카이브>라는 특별한 곳에 전시하고 계셨습니다.

홍진 아카이브는 관장님(정재홍)과 사모님(김순진)의 이름을 끝 자를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홍진 아카이브에는 어릴 적 정재홍 관장님의 일기장부터 성적표와 표창장, 옛 가족사진과 친구들과 주고받은 소중한 편지까지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자서전, 100년 전 동아일보 축쇄판, 조선총독부의 금강산 식물 조사서 등 지금 구할 수 없는 귀중한 전시물도 볼 수 있습니다.

홍진아카이브를 둘러보면서 저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왔습니다. 흑석동 안물안연가와 홍진 아카이브는 반나절이면 부담스럽지 않게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대전 근교 드라이브 명소로 추천합니다.

그러나 여기는 호기심에 한 번 쓱 지나가기만 하기에는 참 아쉬운 곳입니다. 삶의 때가 묻지 않은 듯 순수한 정원에서 차 한 잔과 함께 삶에 대해 조용하고 천천히 음미하기에는 하루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속 보물 상자처럼 두고두고 자주 가보면 좋을 마음의 고향 같은 곳으로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이 내 소중한 사람과 깊이 있는 시간을 나누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가 될 것입니다. 연꽃 사이로 기러기가 노니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바라보며 힐링이 필요할 때, 정재홍 관장님께서 평생토록 모아오신 인생에 대한 기록물을 관람하며 삶에 대해 진지한 통찰이 필요할 때 안물안연가와 홍진 아카이브에 꼭 방문해 보기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강나연 기자의 글을 더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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