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애 딛고 취업 성공한 바리스타 안다니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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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다솜 사진 한상훈

“자폐성 장애 딛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커피 만들어요”

봄꽃이 만개하고 햇살이 따사로웠던 4월의 어느 날, 따뜻하고 순수한 미소를 가진 바리스타 안다니엘(28) 씨를 만났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다니엘 씨는 대전 서구 도안동에 위치한 행복한우리복지관에서 장애인 직업훈련을 받고 바리스타로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서구가 대전 자치구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위해 개소한 VR직업훈련실에서 VR 훈련을 받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뜻깊다. 다니엘 씨와 직업훈련 담당자, 그의 어머니에게 다니엘 씨의 취업성공기에 대해 들어봤다.

VR 게임도 하고 취업도 하고

“VR게임으로 커피 만들었어요. 딸기 라떼도 만들었어요. 게임하면서 커피 만드는 거 재미있어요. 매일 복지관에 출근하는 거 재미있어요.”

다니엘 씨는 행복한우리복지관의 지원고용훈련과정에 2년 정도 참여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간 규칙과 화장실, 의복 등 일상생활 규칙, 직업교육 등을 교육받았다. 직업교육 프로그램 중 VR 바리스타 훈련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껴 2024년 일자리사업 바리스타 분야에 지원해 선정됐고, 복지관 1층 카페 따사로와에 취업해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하루 3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다.

그는 VR 직업훈련을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발달장애인의 직업교육에서 꾸준히 흥미를 갖고 참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카페 음료를 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VR로 교육한 후 실습훈련실에서 직접 기계를 다루면서 전반적인 업무를 익혔다.

“카라멜마끼아또 만들어요. 카라멜 시럽 넣어요. 카페라테는 뜨거운 우유를 넣어요. 그런데 뜨겁지 않아요. 다친 적도 없어요. 아이스티는 쉬워요. 레몬차도 만들었고, 캐모마일차도….”

다니엘 씨에게 커피를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은지, 다친 적은 없는지 물었더니 본인이 만들 수 있는 커피 레시피를 신나게 설명해 줬다. 바리스타 일에 대해 그가 가진 흥미와 열정이 느껴졌다.

장애인 취업하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발달장애인에게 ‘취업’이란 사실 오르기 힘든 산과 같다. 직업에 대한 개념 자체를 성립하기 어려워 왜 취업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특히 다니엘 씨는 일상적인 대화가 쉽지 않아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니엘 씨의 어머니는 발달장애인의 부모로서의 어려움으로 아플 때 의사표현을 못하는 것, 혼자 있을 수 없어 가족 중 한 명이 항상 함께해야 하는 것, 자립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정보가 부족한 것을 꼽았다. 다행히 이들은 행복한우리복지관 훈련반에서 교육을 받아 진로를 탐색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다니엘의 일주일이 계획적으로 바뀌었어요. 일에 대해 책임감도 생겼고, 한 곳에 소속돼 일하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저도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직업능력개발팀을 만나 다니엘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우리 사회 장애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다니엘의 어머니도 다니엘이 혼자서 우뚝 설 수 있겠다는 든든한 마음이 생겼다며 감사를 표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다니엘 씨에게 꿈을 물었다.

“빽다방이나 투썸플레이스에서 일하고 싶어요. 월급 받을 거예요. 우리 엄마 둥굴레차 좋아해요. 엄마 둥굴레차 사줄 거예요. 아, 쿠키도요.”

다니엘 씨의 꿈엔 엄마가 있었다. 늘 그의 곁에서 함께하며 그를 지켜보고, 누구보다 가장 큰 응원을 보내줬던 사람, 다니엘 씨의 어머니였다. 그는 복지관에 오지 않는 주말이면 엄마의 손을 잡고 카페에 가서 차와 쿠키를 자주 먹었다고 한다. 엄마와 함께했던 시간을 이야기하며 다니엘 씨는 활짝 웃어 보였다. 다니엘씨가 꿈을 이루는 그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