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식] #대전서구 #대전서구소식 #5월소식


<환경칼럼>

대전 서구 장태산을

세계에 알린 이끼도롱뇽


문광연 / 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


2003년 4월, 대전외국인학교 과학교사인 스티븐 카슨(Karsen)은 학생들을 데리고 장태산으로 관찰을 갔습니다. 계곡 주변의 돌을 들추며 관찰하고 있는데 돌 아래에 새로운 도롱뇽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의 민미숙, 양서영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 데이비드 웨이크 교수님과 연구한 결과, 지금까지 아메리카와 이탈리아의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한다고 알려진 ‘이끼도롱뇽’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끼도롱뇽은 2005년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Nature」지에 특집으로 실리면서 대전의 서구 장태산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장태산의 이끼도롱뇽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을 낳는지 새끼를 낳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문제를 풀어 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만 거듭하던 중, 이끼도롱뇽의 생태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 장태산에서 직접 실험에 나섰습니다. 2014년 10월 이끼도롱뇽 암·수 5개체씩을 채집해 큰 화분에 넣고 이듬해 6월에 화분을 열어보니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알이 붙어 있었습니다. 너무도 좋아서 숲속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이렇게 이끼도롱뇽이 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히게 됐습니다.

2023년 4월, 장태산에 다시 이끼도롱뇽을 관찰하러 갔습니다. 이끼도롱뇽을 만나는 순간 너무 반가웠고, 이들은 나를 보자마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우리는 그늘이 있고 시원하고 물기가 많은 돌 밑에 살아. 장태산이 안성맞춤이지. 우리의 조상들은 아메리카에 있는데, 수 천만년 전에 이곳으로 왔어. 걸어왔는지 KTX를 타고 왔는지 버스를 타고 왔는지 몰라. 내가 사는 곳은 공기가 맑고 물이 깨끗하며 이끼가 많아서 사람들은 나를 ‘이끼도롱뇽’이라고 이름을 지어줬어. 5∼7월에 돌 밑에 알을 낳아 번식하지. 너무도 고맙게 대전시민들이 우리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대전시 깃대종’으로 선정해 주었어. 그런데 우리는 나무가 없어지고, 햇빛이 들어오고 돌들이 없어지면 살지 못해. 왜냐하면 허파가 없어 피부호흡을 해야 하니까. 멀리 이동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우리 집을 제발 가만히 두면 좋겠어. 나는 장태산이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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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블로그 발행 글은

"대전광역시 서구청 소식지"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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