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여강길 10-1코스 싸리산길, 자연 속에서 여유를 갖다
여주시민기자단│이희숙 기자
여주 남한강을 따라 걷는 여강길, 싸리산길 고령토 광산과 기암괴석의 매력 발견
여강은 여주 지역에서 부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입니다. 수천 년 동안 맑은 물과 모래, 철새와 물고기가 공존해 온 이 강은 여주 사람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여강길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된 경기도 최초의 탐방로입니다. 이 길은 4대강 사업 기간 동안 자연을 보전하려는 순례길로 많은 이들이 찾았으며, 순수한 민간 차원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까지도 비영리단체 여강길의 완주자 인증, 걷기 대회, 사진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이 여강길을 찾고 있습니다.
남한강을 따라 걷는 여주의 대표 도보 여행길, 여강길은 여주의 역사, 문화, 생태, 마을을 느낄 수 있는 총 14개의 트레킹 코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길이가 대략 140km에 달합니다.
지난 주말, 여강길 10-1코스 싸리산길을 다녀왔습니다. 싸리산길을 선택한 이유는 왕복 6.4km의 비교적 짧은 거리와 적당한 난이도로 트레킹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스마트폰에서 ‘여주 여강길(남한강 삼백리 걷기 여행)’ 앱을 설치합니다. 여강길의 전체 코스 안내 및 GPS를 활용한 길 따라 걷기 기록, 그리고 스탬프 찍기보다 더 편리한 배지 자동 부여 인증 방법이 있습니다. 여강길 홈페이지와 연동되기에 여주 여강길 앱을 설치할 것을 추천합니다. 게다가 이동 경로가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 여주 여강길 도보 여행의 필수 도구이자 좋은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싸리산길은 주차장에서 시작해 생태통로 갈림길, 고령토 광산, 싸리산 정상, 하림리 입구까지 이어집니다. 코스의 총길이는 3.2km이며, 왕복 6.4km에 달합니다. 평균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안내되어 있지만 개인차가 있기에 소요 시간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널찍한 주차장과 커다란 안내판이 반기는 싸리산(해발 196.2m)은 올 4월, 2회차 싸리산 축제를 개최한 바 있는 장소로,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여강길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마치 빨간 우체통처럼 보이는 여강길 인증 스탬프함을 뒤로하고 노랑과 파랑의 여강길 리본을 따라 걷기 여정을 시작합니다.
싸리산은 낮은 산이지만 초입 부분에서는 약간의 오르막이 반겨줍니다. 넓어진 등산로와 쓰러진 나무를 정비해 놓은 모습, 그리고 중간중간에 비치된 빗자루에서 싸리산 등산로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팔각정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자 첫 번째 동그란 기암괴석이 보입니다. 팔각정에 도착하니 고령토 광산에 대한 안내 표지판이 있습니다. 싸리산은 예로부터 점토, 백령토, 고령토 등 질 좋은 도자 원료가 많이 생산되어 여주를 도자기의 고장으로 만든 중요한 장소로, 여주의 도예인들은 여주도자기축제가 시작되면 맨 먼저 싸리산 채굴지에서 감사의 제사를 올린다고 합니다. 싸리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도 도자공들의 ‘쌀’이 나오는 산이라는 의미와 싸리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팔각정 아래에 정비된 길을 잠시 내려가다 보면 천남리 입구 방향, 정상, 피크닉장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싸리산길은 푸르른 소나무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시 팔각정을 뒤로하고 왼쪽에 있는 피크닉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새롭게 정비된 듯한 등산로를 따라 걷자, 싸리산길의 숨은 장소이자 머지않아 ‘핫플’로 등극할 예감을 주는 장소가 등장합니다.
숲 내음을 맡으며 여유롭게 쉴 수 있는 벤치가 설치된 이곳은, 시유지 일원 약 10ha에 남한강이 보이는 조망을 확보하고 등산로 정비사업을 통해 피크닉 공간으로 조성된 곳입니다. 싸리산길 10-1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정상 방향으로 가는 길에 크게 ‘흔들바위’ 안내판이 보입니다. 등산객의 안전을 고려해 새롭게 깔린 보행 매트를 따라 걸으면 옆모습이 마치 고릴라처럼 보이는 바위와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옮겨다 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흔들거리는 흔들바위와 고인돌도 볼 수 있습니다. (‘흔들지 마세요’라는 주의 사항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정상으로 가는 내내 탄탄하게 설치된 안전 펜스와 로프를 보며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물을 재정비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식물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생태통로를 지날 때는 지나가는 차 소리에 하산길인 줄 착각할 수도 있지만, 정상을 향해야 하기에 다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마치 거북이 모양 같은 바위를 지나치면 막바지 오르막이 나오고, ‘산불 조심’ 문구와 함께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싸리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코스의 하이라이트로 정상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멀리 천남지구 공원과 여주보가 한눈에 보이고,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푸른 산과 하늘,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들판과 강의 조화에 모든 피로를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듯합니다.
다시 하림리 입구를 향해 내려가는 길 역시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좋습니다. 중간중간 우뚝 솟은 기암괴석들이 있어 트레킹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 바위들은 석가모니 바위, 지장보살 바위 등 다양한 이름이 붙어 있어 각각의 바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마침내 3.2km 지점에 도착하면 여강길 10-1코스 트레킹이 마무리됩니다. 종착지에서도 스탬프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스탬프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강길 10-1코스 싸리산길은 트레킹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로, 잘 정비된 등산로와 재미를 더해주는 기암괴석이 있어 여유로운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걷기에 더없이 좋은 여강길 코스입니다. 여주를 도자기의 고장으로 만들어 준 고령토가 나온 싸리산의 역사와 전설, 소나무 향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도보 여행, 이곳을 시작으로 여강길의 다른 코스들도 차례로 걸으며 여강길을 알아가는 것도 좋은 계획이 될 것입니다.
남한강을 따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여강길을 걸으며 여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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