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명예기자

혹시 음식을 저축하는 은행이 있다는 거 아시는지? 바로 ‘푸드뱅크’이다.

개인이나 기업, 단체 급식소에서 남은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가까워져 판매하기 힘든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맡기는 은행으로 왕성하게 운영되고 있는 ‘동구푸드뱅크’를 소개하고자 한다.

울산동구푸드뱅크에서 지원받은 식료품을 분류하는 장면 (사진제공 동구푸드뱅크)

지역사회에서 생산되는 식품 중 유통기한이 임박했지만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는 식품을 기부 받아 사회적 배려 계층에게 배분하는 사업으로 1차 보장적 사회서비스의 성격을 가진다.

푸드뱅크는 오전에는 동구지역 약 20여 곳의 빵가게를 돌며 전날 판매 후 남은 빵을 수령해서 이를 적당한 양으로 배분하고 배송자원봉사자들을 손길을 통해 취약계층이나 노유자 시설에 전달한다. 오후에는 학교급식 후 남은 음식을 기부받아 각 학교를 돌며 음식을 수령하여 9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대기 중인 자원봉사자에게 음식을 전달하면 봉사자들이 소분 포장하여 취약계층 가정에 배송한다.

2022년 한 해 동안 동구푸드뱅크를 통해 취약계층에 제공된 물품의 장부환산액은 약 4억4천만원으로 362명의 취약계층과 노유자 시설에 전달되어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특히 동구푸드뱅크는 타 지역의 푸드뱅크가 하지 않는 사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학교에서 음식을 기부 받아 운영하는 ‘급식푸드’ 사업이다.

푸드뱅크에 식품을 기부하는 주민들 (사진제공 동구푸드뱅크)

학교급식 후 남은 음식을 안전하게 활용하려면, 수거와 전달 과정에서 식중독 등의 사고를 막고, 매일 취약 계층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권역별로 대기하고 있다가 소분과 배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센터와 학교, 봉사단체간에 약속된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사업이다.

자원봉사센터가 이렇게 까다로운 급식푸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힘든 만큼 사회적 효과성이 크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을 준비 할 때 모자라게 준비하는 학교는 없다. 그래서 급식은 남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폐기하면 비용이 발생하고 환경도 오염된다. 그런데 푸드뱅크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생산하는 음식을 폐기하지 않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로 바꾸어 내고 있다니 1석 2조의 효과이다.

2023년 기준으로 동구푸드뱅크에서 헌신했던 자원봉사자는 약 2,300명으로 이들은 오늘도 지역사회를 위해 아무런 보상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오랫동안 푸드뱅크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전하1동 자원봉사회 소속 박순애 회장과 진미자 회원은 가끔 힘이 들 때도 있지만 물품을 받으시고 잘 먹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실 때면 오히려 더 큰 보람을 선물받는 기분이라고 한다.

고물가 시대와 경기침체로 취약계층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동구푸드뱅크는 단순한 식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전달되어 소외계층 없이 함께 더 잘사는 동구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기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 대왕암소식지 2023년 봄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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