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야기 ⑥ 신명나는 ‘울산농악보존회’
천애란 명예기자
민중들의 솔직한 감정과 정서를 담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인 ‘농악’은 한국인의 삶 속에서 늘 함께했다.
진분홍 능소화가 주렁주렁 꽃등을 내걸고 있던 날, 울산농악보존회 양동위 회장을 만났다.
“문화예술이 숨을 쉬어야 모든 것이 발전된다.”라는 사명감으로 울산농악을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열정을 바쳐 온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 운동회에서 처음 농악을 접했다고 한다. 그날 꽹과리를 신나게 치고 그 재미에 푹 빠져 마을축제 마다 공연했다고 한다.
1982년도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농악을 계속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사내 농악팀 단원으로 활동하다가 본격적인 농악인의 길을 걷기 위해 회사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울산 민속예술보존회에서 울산지역의 여러 행사 기획에 참여했다.
이후 울산문화원 민속보존회 감사로 활동하면서 울산 전통 놀이인 ‘쇠부리 놀이’를 기획해서 경상남도 민속예술경연대회에 도전하게 되었다. 140여명의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단원들을 이끌어 작품을 출품했으며, 1988년 제20회 경상남도 민속예술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제21회, 22회에 걸쳐 우수상을 받았다.
농악을 향한 그의 열정이 조금씩 빛을 발하자 1990년엔 울산만의 농악놀이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울산농악보존회’이다. 현대중공업 농악팀과 농악을 아끼고 즐기는 사람들 60여명이 모여 결성된 울산농악보존회는 울산읍지 기록을 토대로 오색 고깔과 가면을 쓰고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울산 고유의 화려한 농악놀이를 구현해 냈다. 이 작품은 1991년 제23회 경상남도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992년 제24회 경상남도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는 기존의 울산농악놀이에 지신밟기를 소리로 풀어낸 ‘울산 매귀악’(지신밟기)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이것으로 지역 문화발전에 일조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13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울산농악보존회는 그동안 지역에서 여러 가지 공연을 선보였다. 2022년에 울산광역시로부터 전문예술단체 지정서를 받았다.
어르신들이 신명 나는 꽹과리 소리, 북소리를 들으면서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월 2~4회 요양원과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찾고 있다. 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주민자치 프로그램과 동구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강의도 하며 후학 양성도 적극 애를 쓰고 있다.
양 회장은 한국 기초학력평가원 국악 자격평가협회 농악 1호 명인으로 지정되었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무형문화재’가 되어 울산 농악을 더 발전, 계승시키는 일이다.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 울산문화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지역문화발전과 계승의 견인차 구실을 해주고 있는 회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펼쳐질 양 회장과 회원들의 아름다운 행보가 사뭇 기대된다.
※ 대왕암소식지 2023년 가을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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