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가는‘ 까페 공방 평상’을 찾아서
명예기자 천애란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오월 끝자락에 사회적경제기업 ‘까페 공방 평상’을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동구 봉수로 314 황금시장 D동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은퇴자들의 생산적인 놀이터이며, 청년들의 창업 터가 되기도 하며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이라는 슬로건 아래 목공 체험, 교육 및 맞춤형 가구를 제작하는 마을 목공방이다.
명칭을 ‘평상’이라고 한 이유는, 누구나 와서 나무를 어루만지며 마음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시골 마을 초입 당산나무 아래서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일하다가 지쳤을 때 편하게 앉아서 물 한 잔 나눠 마실 수 있는 그런 자리가 평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많은 공구가 가지런히 제자리에 깔끔하게 놓여 있었고, 나무 향이 마치 숲속 한가운데 있는 듯 마음을 편안하게 보듬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고래 모양을 닮은 도마 등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장기섭 공방장과 문정자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네 가지 가치를 가지고 시작했다. 첫째 퇴직자들이 부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 둘째 청년들의 창업공간을 공유하는 곳, 셋째 경력 단절 여성들의 새로운 도전의 장, 넷째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사랑방 역할이 그것이다.
수강생들이 처음에는 나무로 만드는 걸 취미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용돈벌이 정도는 될 만큼의 일거리는 있다고 한다. 기술이 쌓일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꾸준히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면이라고 한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뚝딱뚝딱 목공학교’를 진행 중이다. 동구에는 남성들을 위한 교양강좌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어서 열었는데, 여성들의 참여도 의외로 많고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노인복지관에서 20주 과정으로 어르신들이 직접 목공 체험을 하고 있는데, 날이 갈수록 나무 다루는 속도가 빨라지고 정교해짐과 동시에, 성취감을 느끼면서 참여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고 한다.
생활가구는 주문받아서 옷장 등 맞춤형 원목가구를 제작하고 있는데, 나
무는 통원목을 사용하며 주로 캄포, 호두, 박달나무 등이 쓰인다고 한다. 가구를 사용해 본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지속해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드 스피커도 몇 백 개씩 주문 받아서 판매 했으며, 현재 체험교육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2022년도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공급업체로 선정되었다. 고무나무로 만든 트레이와 냄비 받침대를 세트로 납품하고 있는데, 주문이 연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장기섭 공방장은 “동구 주민 누구나 와서 목공 기술을 익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더 큰 공간이 동구지역에 마련된다면 좋겠다. 그런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상의 운영시간은 월~금은 13시~21시, 토·일·공휴일은 13시~20시이며 1,3주 일요일은 정기휴일이다.
2022년에 창단한 ‘뚝딱뚝딱 목공학교 봉사단’은 현재 목공학교를 수료한 십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사회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부부가 함께 손잡고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다는 것은 참 가슴 뭉클한 일이다. ‘달팽이는 느리지만 천천히 천천히 자기 길을 간다’는 문구가 동백나무에 새겨져 있었는데, 두 사람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듯 보였다.
‘까페 공방 평상’이 앞으로 동구의 많은 사람들의 창의적인 아이디를 실현하는 공간이 되고, 누구에게나 편안한 마음 쉼터가 되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 대왕암소식지 2024년 여름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 #울산동구
- #대왕암소식지
- #카페공방평상
- #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