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명예기자

사진 : 이정은 명예기자

늘 숨이 가쁘게 달렸다. 인생은 일정한 속도로 달려야 하는 마라톤이라는데,

100m 단거리 선수처럼 최고의 속도를 내며 힘을 다해 질주했다.

가난을 물려받은 임병용 사장의 삶은 치열해야만 했다. 명함에 적힌 여러 이력이 숨이 가쁘게 치열했던 그의 노력을 증명하고 있다. 가난은 그에게 많은 것을 앗아 가며 고등학교 진학조차 포기하게 했지만 그는 숱한 결핍들을 자부심으로 바꾸어 놓았다.

현재 주전동에 위치한 활진복어요리연구소의 시작은 해물나라 복집이다. 당시 전 재산이었던 아파트를 담보로 서부동에 1988년에 문을 열었다. 바쁘게 손님을 맞이했고 수입도 꽤 좋았다. 10년 후 1997년 복어조리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후 그의 삶은 복어 연구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2013년에 느릅나무 뿌리를 이용한 복어 즙 제조에 성공하여 특허를 냈고 활진복진액이라는 제품으로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런 연구를 인정받아 2014년엔 대한민국 조리 기능장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하는 ‘백년가게’에도 선정됐다.

복어라는 한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2020년에는 대한민국에서 첫 번째로 복어요리학 부문 조리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복어요리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 신지식인, 한국문화예술 요리분야 명인, 울산광역시 복어조리 최고 장인을 취득했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그의 요리를 음식이 아니라 약이라 여긴다. 복어에 대한 많은 연구로 안전하면서 음식 궁합까지 맞추어 생각하여 손님상에 내기 때문이다.

식당은 거의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이곳에서 가장 활발하게 판매되는 것은 활진복진액이다.

사실 활진복진액은 그에게 생명수와 같다. 십수년 전 대장암 말기로 1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그가 드린 유일한 음식이었다. 수술치료를 병행하긴 했지만 4개월 만에 완치판정을 받았고 이후 9년을 더 사시다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울산대학교 병원의 담당 의사도 기적이라고 놀라워했다.

숙취 해소, 성인병 예방, 항암작용, 피로회복, 자양강장, 원기회복 등 복어의 효능은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 느릅나무 뿌리, 대추, 약도라지, 파뿌리, 옥수수수염 등 20여 가지의 국산 재료와 한약재로 궁합을 맞춘 활진복진액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복어로 특허를 받은 상품이다.

복어로 인생을 건 그의 삶에서 모든 노력을 쏟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활진복진액에 그의 모든 자부심을 담았다고.

임병용 사장은 여전히 단거리 선수다. 복어요리 부문 박사 학위가 부끄럽지 않게 복어를 연구 개발해 많은 이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싶은 그는 그래서 힘껏 달린다.

※ 대왕암소식지 2023년 여름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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